외신 대변인제 사실상 실종
6개 부처중 재경부.산자부만 남아있어 /직급 없는 계약직...업무처리 애로 불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경제 상황을 해외 언론에 정확히 알리고자 신설된 외신대변인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98년 9월 대통령 훈령에 의해 도입된 외신대변인제는 98년말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노동부, 금융감독위, 기획예산위, 공정거래위 등 6개 경제부처와 위원회에 외신대변인을 두면서 출발했다. 그러나 현재 외신대변인이 남아있는 부처는 재경부와 산자부 두 곳이다.
두 부처를 제외한 나머지 부처들은 외신대변인들이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이직을 하면서 사실상 외신대변인제를 없앴다. 기획예산위와 공정거래위는 채용 공고를 냈으나 적임자가 없어 후임자를 선발하지 못했고, 노동부와 금융감독위는 후임자 채용 대신 외신대변인 업무를 국제협력국, 국제홍보팀으로 각각 넘겼다.
이처럼 외신대변인제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은 처우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98년 채용 당시 외신대변인은 2년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한 전직 외신대변인은 이직 이유에 대해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니 장래가 불안하다. 또 공무원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적응하는 것도 힘들다”며 “외신대변인의 역할은 필요한데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외신대변인은 “외신대변인이 직제 안에 들어있지 않아서 조직 내에서 위치가 불분명하다”며 “직제 내에서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월급 체계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면서 민간 단체에서 일하던 것보다는 박봉인 반면 계약직이라 신분이 불안하고 직급사회인 공무원 사회에서 직급없이 일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 또한 이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러나 외신대변인제의 필요성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한 외신기자는 “공보실로 전화하면 담당자를 찾느라 그 안에서 여러번 전화가 돌게 되고 공보관들이 충분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해 즉각적으로 문의사항이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외신대변인이 생기면서 부처 장관 인터뷰 연결이나 자료 수집 등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신대변인들이 인터뷰 주선, 국내외 외신기자들의 각종 문의 처리, 보도자료 작성 등 대외신 홍보를 책임지면서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정부부처의 한 해외홍보담당자는 “외신대변인은 외신 기자들과 경제 부처간의 컨택 포인트 역할을 한다. 외환 위기에만 있어야 하는 자리도아니고 경제가 안정되었다고 없애서도 안되는 자리”라며 “필요성에 걸맞는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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