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보험료' 보험사 경종 울린 전형적 탐사보도
제21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홍정표 경인일보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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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정표 경인일보 지역사회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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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부산 ‘장애아 거부 예술중’ 끈질긴 차별사례 추적…당사자 해당학교 진학 결과물 보여제215회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7개 부문 33개 작품이 출품됐으나 14개 작품만 예심을 통과했다.
7개 작품이 경쟁한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KBS의 `미, 독도 표기 관련 연속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비록 첫 보도는 단독이 아니었으나 끈질긴 추적을 바탕으로 한 잇따른 후속보도를 통해 미국의 잘못된 독도 표기를 바로잡는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KBS의 또 다른 경쟁작인 `금감원, 통계조작해 비상급유 유료화’는 통계까지 조작해 보험가입자들을 비도덕적 악질 집단으로 매도한 금감원의 그릇된 행태를 시의적절하게 보도했다는 평가와 함께 일회성 단일 사례에 불과한 데다 긴급 주유 자체가 도덕적 논란의 대상이라는 지적이 엇갈리면서 아쉽게 탈락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경제의 `묻지 마 보험료 천국’시리즈가 유일하게 최종 심사에 올라 무난하게 선정됐다. 쉽게 다루기 힘든 전문분야인 데다 경제지가 보험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파헤쳐 용기있게 지면에 반영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 기초적인 수준에 그쳤다거나 예전에도 나왔던 기사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보험사에 경종을 울린 전형적인 탐사보도라는 평을 뒤집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3개의 무더기 수상작이 나왔다. KBS의 `MB 인사실태보고 연속보도’는 시의성과 사실(Fact)에 근거해 부실한 인사시스템과 잘못된 관행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보도했다는 평가였다. 특히 공기업운영위윈회가 회의도 없이 낙하산 인사를 추인하는 서명을 한 사실을 폭로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다만 참여정부와의 비교 분석이 없었고, 새로울 게 없는 단순 나열식 보도라는 아쉬움도 있었다.
역시 KBS의 `빛바랜 BK21’시리즈는 자주 다뤄졌던 흔한 소재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국민의 혈세가 놀자판, 먹자판으로 바뀌는 극명한 사례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과정에서 논란이 거셌던 MBC의 `두 얼굴의 변호사들’도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논란의 초점은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변호사는 극히 일부인 특정 사례에 불과한데 이를 두고 전체 집단을 진단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변호사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한 피상적인 보도에 그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비판적인 관점에서 동아일보가 심층기획으로 보도(8월19일자)한 `변호사 1만명시대의 그늘’이 비교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적 파장이 컸던 데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점, 변호사 1만명 시점에서 언론이 할 일을 했다는 평이 더 우세했다. 당사자가 정정·반론보도를 신청한 사실도 제시됐지만 언론중재위가 정정보도를 기각한 점도 참조됐다.
지역취재 수상작인 KBS부산의 `장애아 거부하는 예술중학교’는 장애인 차별사례를 끈질기게 추적한 진정성과 함께 당사자가 결국 해당 학교에 진학하는 구체적 결과물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평가됐다. 학교생활 등 그후의 궁금증을 풀어줄 후속보도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지역기획 신문·통신과 방송, 전문보도 부문은 아쉽게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상당수의 중앙일간지에도 게재됐던 서울신문의 `사선이 되어버린 허술한 금강산해수욕장의 모래언덕’(전문보도)은 사진기자가 금강산 피격사건이 있기 전에 찍은 무수한 자료 사진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했다. 경인일보의 `미군 떠나는 경기북부, 뒤엉킨 반세기’는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된 미군기지 주변 주민과 토지주들에 대한 관심과 보상을 촉구했다는 평이었으나 소재의 참신성이 떨어지는 데다 결과물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는 평이다.
이번 심사에서 KBS는 무려 4개 부문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정사가 4개 부문을 휩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전체 수상작 6편 가운데 무려 5편이 방송이었다. KBS에 축하를 보내면서 신문과 통신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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