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장] 언개연 1년을 치하한다

어려운 여건 속 언론개혁 시민운동 뿌리내려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오는 27일로 창립 1주년을 맞는다.



언론인으로서는 시민들이 언론개혁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어찌 보면 기분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인들이 그 동안 제 할 일을 제대로 못했다. 또한 언론이란

언론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과 언론인이 함께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개연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그 동안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언개연 1년의 역사에는 우리 사회 언론 운동의 역사가 압축되어 있다. 지난 세월

언론 운동을 주도하던 기자협회, 언론노련, PD연합회 등 현업 단체들이 모두

언개연의 구성원일뿐만 아니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바른언론을위한시민연합 등

시민언론운동 단체를 하나로 묶어 그 동안 제기되었던 언론 운동의 과제들을 모아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역량을 결집시켰다. 이를 위해 참여연대, 경실련 등

대표적 시민운동단체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노동운동단체 등도 합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개연의 활동은 특히 힘겨웠다. 우리나라의 시민운동은

대체로 어려운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민 의식이 미성숙하여 회원과

자금의 확보가 어렵다. 그나마 시민운동이 오늘날만큼의 성과를 거둔 데는 결국

언론의 도움이 컸다. 시민을 상대로 한 직접적인 활동을 위한 자금과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벤트나 성명 위주의 활동을 전개하면 이를 언론이 소개하여

운동의 의의를 알리고 정당성을 확보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언개연은

참여 부족에 더해 언론 개혁을 목표로 하는 운동이다 보니 언론이 탐탁하지 않게

여겨 외면하기 일쑤다. 그런 면에서 힘든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운동을 지켜온

관계자들의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노력에 비해 가시적 성과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언개연이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방송법안이 아직도 입법되지 못하였다. 또 그 때문에

신문개혁은 많은 준비를 해 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체계적인 문제제기도 못

하는 상태이다. 그러나 성과들을 매듭짓기에는 1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다.

따라서 지난 1년에 대한 평가는 수확물이아니라수확을 위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올바르다고 하겠다. 그 동안 언개연은 토론회에서 시위에

이르기까지의 공개 활동과 시민단체 홍보전, 그리고 정부 및 정치권과의 접촉

등을 벌여 언론개혁을 사회적 화두로 제기하는데 성공하였다. 언론개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운동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언론개혁이란 방송법 제정이나 정간물법 개정 따위의 단발적 조치로 매듭되는

것이 아니다. 제도와 더불어 그 운용이 제자리 잡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인과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이제

시민운동으로서의 언론개혁의 앞날은 언개연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1년의 힘든 싸움을 지켜보고서도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염치없는 부탁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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