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주·장] 이중'잣대'버려야

재벌비판,언론에도 적용하자

최근 동남아에서부터 다시 외환 위기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자본의 이탈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원인에 대해 우리 언론은 지난 98년 환란 이래 재벌의 투명하지 않은 경영과 세습체제 등으로 인한 경제왜곡 때문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러나 과연 우리 언론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세습 사주인 동아일보 김병관 회장의 온갖 취중 행태가 최근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지난 13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학생들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술에 취한 김 회장이 자신이 주사파라고 욕하는 학생들과 함께 반아셈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동아일보 지면을 비판한 공정보도위원회 간사에게 욕설을 퍼붓기까지 한 일 등은 세습 언론과 세습 사주의 수준과 한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족벌경영 체제의 언론들은 지난 군부독재 시절에는 정권의 나팔수로, 그리고 민주화 이후에는 민주화가 마치 자신의 공인 것처럼 독자를 우롱하고 있다.

이들 족벌언론들은 마치 정권도 자신들의 힘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으면 정부의 정책에 비판 아닌 비난을 일삼곤 하고 있다.

족벌언론들은 언론의 사명인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힘을 쏟지 않고 곡필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신문사는 어떤 개인의 것도 아닙니다. 독자들의 것이요… 한국일보가 쇠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공기인 신문사를 사물시한 경영 때문입니다.”

한 중견 언론인이 현장을 떠나면서 남긴 이 말은 바로 우리나라 족벌경영 언론의 현실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공기인 언론을 사물시해 두개의 잣대를 휘둘러대는 족벌언론들의 횡포는 이제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비단 족벌경영 체제의 언론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욱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일부 주인 없는 언론사들에서도 책임 없는 방만한 경영과 자사 이기주의로 족벌경영 언론과 마찬가지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가진 두개의 잣대부터 없애야 한다. 현대 문제가 일어났을 때 언론 스스로 지적한 세습경영과 방만한 경영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깨쳐 나가야 할 때인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말 것이다.

물론 환란 이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전보다 내부와의 싸움을 어렵게 하고 있다.더욱열악해진 근무환경과 연봉제 실시 등등이 그렇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문제를 그대로 놔두고 세간에 웃음거리가 될 것인가.

이제 우리는 우리가 비판하는 사회에 적용하는 잣대를 우리 스스로에게도 갖다 대야 한다. 이중의 잣대를 모두 버리고 한가지 잣대로 공기로서의 언론을 되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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