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파업하지 않습니다'

CBS노조 일일찻집 수익 불우시설 기부

지난 26일 신촌에 위치한 한 라이브 카페는 오후 4시부터 초만원을 이뤘다.

3주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는 CBS 노조(위원장 민경중)가 ‘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만남’의 자리로 개최한 일일찻집에 애청자들과 언론사 동료, CBS 가족 등 무려 1200명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예상하지 못한 ‘호황’에 주최측이나, CBS 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참석한 사람들 이나 입을 벌리고 말았다.

이날 300석 규모의 카페는 테이블 당 손님이 서너 번 교체됐고, 150명 가량은 좌석이 없어 아쉬운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PD들이 기획을 맡아 진행한 이날 일일찻집에는 델리 스파이스, 박기영, 리아, 최재훈 등 가수들이 개런티 없이 출연해 분위기를 한껏 돋구었고, 파업으로 잠시 마이크를 놓고 있는 CBS의 인기DJ들이 엄선한 음악이 쉬지 않고 흐르는 등 시종일관 흥겨운 분위기였다.

또 조합원들이 총 출동해 진행에서부터 조명, 서빙, 주방 업무에 이르기까지 업무분장을 꼼꼼히 한 덕분에 이날 총 수익금이 1700여 만원에 이르렀다. 원가를 빼고 남은 순수익만해도 1100∼1200여 만원. 하루 장사치고는 엄청난 수확인 셈이다.

노조는 이 수익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놓고 이날 긴급히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파업기금으로 쓸 생각도 있었지만, 보다 뜻깊게 쓰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11월 둘째주(6∼13일) 중 하루를 택해 전국 조합원들이 각 지역별로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불우시설을 방문하기로 했다.

서울이 400만원, 7개 지역국이 각 100만원씩 해당 지역의 불우시설을 찾아 기금을 전달하고 화장실청소, 빨래 등 봉사활동을 하는 등 스스로 낮아짐으로써 CBS 본연의 정체성을 찾아보자는 것이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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