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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이도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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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딱지를 뗀지 1년도 되지 않아 너무 큰상을 받았다. 기쁨보다 두려움이 먼저 앞선다. 하지만 사건팀 전체가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가벼워진다. 사실 사건팀에 몸 담아본 기자라면 막내들이 이정도 기획을 소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 캡을 비롯한 팀 전체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의 상으로 기쁘게 받겠다.
무용계 논문에 대한 기사는 “이론적 토대를 이루는 논문 등 연구 저작물들이 엉터리라면 우리 무용계는 암울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했다. 실제로 무용계에서 이론을 전공하는 학자들은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논문들 중 인용할만한 논문이 없어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수많은 예체능계 논문들이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엉터리인지는 다뤄진 적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무용계가 매우 심각하다는 본보 문화부 기자의 제보가 있었다. 지도교수에 대한 ‘용비어천가식’ 논문이 학위논문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뿐 아니라 표절, 이중게재, 대필 등 각종 논문과 관련된 비도덕적 일들이 횡행하고 있다는 내용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를 해보니 마치 ‘뻘’ 같았다. 도대체 어느 논문이 뭘 베꼈는지 증명하기 어려웠다. 최근 나온 논문을 추적해 들어가면 80년대 쓰인 저작물까지 들출 수밖에 없었다. 취재를 담당했던 기자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표절에 혀를 내둘렀다. ‘무용계 분야만의 현상은 아닐 것’이라는 의심은 취재를 하면 할수록 확신으로 바뀌어 갔다. 심지어 예체능계 전체를 연중기획으로 다뤄도 손색없겠다는 욕심까지 생길 정도였다.
기사가 나간 후 조금이나마 무용계에서 변화의 씨앗이 움트는 것을 볼 수 있어 큰 기쁨이었다. 당장 여러 무용과 교수들이 논문을 쓰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문작성법에 대한 재교육을 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2009년 봄, 새로 나올 논문들에 우리 기사의 흔적이 조금이나마 보이길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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