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천명범 기자의 '마지막 날갯짓'
다큐 '나비·곤충 세상을 깨우다' 이달의 기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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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천명범 KBC 광주방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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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C 광주방송 고 천명범(38) 기자의 유작 ‘나비·곤충 세상을 깨우다’가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은 광주방송이 방송사상 처음으로 곤충자원의 산업화 현황과 가능성을 다룬 보도특집으로 취재·연출을 맡은 고인은 후반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 3월 30일 과로로 유명을 달리했다.
고 천 기자는 2008 함평세계 나비곤충 엑스포를 계기로 곤충에 대한 산업화를 모색하기 위해 이 다큐를 기획했으며 박도민(38) 카메라 기자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동안 일본 등 국내외 현지를 돌며 취재를 벌였다. 지역방송의 여건상 다큐 제작에만 전념할 수 없었던 그는 매일 한 두 꼭지의 뉴스를 리포팅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두 사람은 이 다큐를 제작하면서 기다림이 무엇인지를 체득했다. 1mm 내외의 작은 곤충들이 벌이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영상에 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칠리에리 응애’가 ‘점박이 응애’의 알과 성충을 잡아먹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기다린 시간은 워밍업에 불과했다. 번데기가 나비로 되어 나오는 우화과정을 잡느라 한곳에서 장장 6시간을 기다렸다.
이 다큐는 천적 농법의 중요성, 신물질 개발의 가능성, 일본의 곤충 산업화 과정 등을 밀도있게 취재해 곤충자원의 새로운 가치를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황온좀벌레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천적 곤충들의 먹이사슬 관계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이런 노력들 때문일까. 지난 4월19일 전파를 탄 이 보도특집은 지역 다큐로는 드물게 시청률 5%를 상회하는 등 광주·전남 지역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은 이 다큐의 DVD를 부교재로 활용하기로 했다. 광주방송은 이 내용을 진화시킨 ‘천적 3부작’을 2009년 광주방송 창사특집 프로그램으로 선정, 기획 작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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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도민 KBC 광주방송 카메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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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민 기자는 “날개돋이를 끝낸 나비가 젖은 날개를 말리며 생애 첫 날갯짓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격해하던 명범이가 생각난다”면서 “이달의 기자상이 하늘나라에 있는 입사동기이자 친구인 명범이에게 좋은 선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 천명범 기자는 유족으로 부인과 여덟 살 딸과 일곱 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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