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언론도 소유-경영 분리해야"
선교지 아닌 공적 기구로 자리매김 필요, 언론노련 '종교언론의 문제점'토론회
최근 CBS가 파업에 돌입하고 경영정상화 문제를 둘러싼 국민일보의 진통이 계속되는 등 종교언론 문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위원장 최문순)이 ‘종교언론의 문제진단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관심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종교언론사의 경우라 할지라도 언론사의 경영은 이사회나 재단에서 선출된 전문 경영인들에게 맡겨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12일 방송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광호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종교언론에서의 통제는 외적인 측면보다는 내적인 측면에서의 통제가 강하게 나타나는 데 그중에서도 경영조직에 의한 통제가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고 전제하고, “언론사라는 공적기구로서의 역할을 감안할 때 종교내부의 논리에 의해서만 결정될 사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재단이나 사주, 사장이 일방적인 경영행태를 강요함으로써 노사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 종교언론의 문제점을 ▷재단의 지배구조 문제 ▷임금체불 문제 ▷편집권과 경영권의 문제 ▷정치지향성 및 권언유착 등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종교언론의 경우 언론사 소유가 특정교단의 대표인에게 집중되어 있거나 재단의 지배구조가 다양한 교단들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폐해가 적지 않다”며 “이같은 소유구조의 취약성으로 인해 편집권 독립과 경영상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의 경우 조용기 목사의 동생인 조용우씨가 초대사장을 지낸 이후 조 목사가 직접 회장에 취임했다가 97년말 아들 조희준 체제로 바뀌는 등 친인척을 통한 경영 장악이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으며, CBS도 재단이사회가 여러 개신교 교단의 연합체로 구성돼 있어 교단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종교언론사의 경우 경영 미숙으로 인해 임금 체불 등의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CBS 노조가 지난해 4월 개인당 체불임금이 1725만원에 이르자 무능경영 등을 이유로 사장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것과, 불교TV가 97년부터 미지급된 15억원의 체불임금 등을 이유로 지난해 8월 제작거부에 들어간 것 등을 예로 제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 파업을 벌이고 있는 민경중 CBS 노조위원장과 올해 초 한달여간 단식투쟁을 벌인김용백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이 사례발표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민경중 위원장은 “CBS는 지난 46년 역사 속에서 군사독재에 맞서 곧은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CBS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능하고 권력지향적인 권사장 퇴진과 재단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백 위원장도 파행 경영이 이어지고 있는 국민일보 사태를 소개하고 “경영자가 종교언론을 선교지로 생각할 뿐 사회적 공기로서의 언론에 대한 마인드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권언유착의 풍토속에서 언론을 종교재단의 민원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편집권 독립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승수 전북대 신방과 교수는 “종교재단의 불투명한 재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종교인에 의한 재산의 사유화 및 남용을 금지하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내용을 정간법과 방송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순혜 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도 협의회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입장임을 전제하고 “CBS의 경우 재단이사회가 대단히 복잡하게 얽혀있어 현안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으며, 국민일보의 경우 신도들의 돈으로 설립됐음에도 불구하고 세습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종교언론을 선교목적의 사적 소유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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