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과 통화하면 녹취당한다 / 경인일보 전상천 기자
211회 이달의 기자상 후기[지역취재보도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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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일보 전상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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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명 소설가인 조지 오웰의 ‘1984’. 그는 일찌기 ‘빅브라더’를 통해 권력자가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텔레스크린을 사용해 개인의 사적공간인 화장실까지 감시하는 등 정보독점으로 완벽히 사회를 통제한다고 설파했다. 이는 개인의 사적 생활공간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곧 도래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도 ‘빅브라더스의 탄생’이 예감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012년까지 전국 광역·기초지자체 등 모든 행정기관의 행정·전화망을 하나로 묶는 ‘단일행정전화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단일행정망에 우리나라 모든 국민의 개인정보와 국가기밀 등이 모두 담겨져 있어 시스템 접속권한을 받은 사람은 누구든지 활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에 녹취서버만 연결하면, 경기도 등 모든 행정기관 내·외부에서 전화를 걸거나 걸려오는 전화의 모든 대화내용을 도·감청이 가능하다.
경기도는 민원인과 공무원들 간의 전화내용을 사전공지 없이 녹취하는 등 지자체별로 도·감청을 자행해 왔다. 경인일보 보도로 외부에 알려진 부분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또 단일행정전화망은 공무원들의 근무실태 감시도 가능하다.
특히 외부에서 인터넷전화 해킹 등의 수법으로 단일행정망의 자료를 빼가거나 전화통화 내용을 엿듣는 게 가능할 정도로 보안성에서도 큰 ‘취약성’을 띄고 있다. 해킹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게 정보통신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그러나 행안부는 단일행정전화시스템의 운영 원칙 및 보안성 등에 대한 대안도 없이 우선 추진하고 보자는 ‘무대뽀’로 일관하고 있다.
IT기술의 총화로 만들어진 행정망은 자칫 구멍이 숭숭 뚫리는 광우병에 걸린 ‘빅브라더스’가 될 것 같아 더욱 두렵다.
단일행정망 구축으로 생명을 얻은 빅브라더가 우리의 생각을 엿볼 수 없도록 대응이 필요하다.
그들의 움직임에 대한 철저한 감시자 역할을 우리가 제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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