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주·장] ´폭로´보다는 ´검증´을

국감보도 아닌 상임위 활동보도를 바란다

9일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회담을 계기로 파행을 겪어온 국회가 정상화되고, 이에 따라 국정감사가 뒤따르게 된다. 국감은 알다시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나라살림과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벌이는 가장 중요한 감시장치다. 한마디로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를 검증하는 최고의 정치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다.

우리가 국감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언론보도를 통해 국민들은 나라 살림과 정부 정책의 잘잘못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러나 그 동안 언론의 국감보도가 국감의 중요성에 비춰 그다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언론의 국감보도는 이른바 ‘경마식’ ‘수박겉핥기식’ 보도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보다 피상적인 현상 나열에 그쳤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예외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국회의원 보좌진이 만든 자료를 확인절차나 여과 없이 보도해온 게 관행이었다. 당연히 사실관계가 맞지 않은 내용으로 국민들에게 혼란만 주는 경우도 빈번했던 것이다.

위원들의 선정적인 질문에 대해 ‘제목장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온 게 지난날 현실이다. 말 그대로 국회의원들의 ‘아님 말고’식 폭로와 언론의 ‘미확인 보도’가 빚어낸 합작품인 셈이다. 현행 취재시스템 아래에서는 이런 행태가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정치부 국회출입기자 몇명이 평소엔 상임위 활동에 별 관심을 갖지 않다가 국감 때가 돼서야 관심을 갖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 국감활동을 제대로 검증하는 것은 ‘연목구어’에 다름 아니다.

그뿐 아니다. ‘오늘의 스타’ ‘오늘의 선량’ 등의 문패를 달고 보도되는 국회의원들의 국감활동 역시 되레 국민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실제 지난 4·13 총선 당시 시민단체에 의해 낙천·낙선 대상자로 꼽힌 의원 상당수가 지난날 국감 때면 으레 ‘스타’로 만들어진 경우가 드물지 않았던 사실을 우리는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우리는 이에 국감보도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상임위 활동에 대해 평소 기자들의 관심을 촉구한다.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언론의 정치기사가 정치권력과 정파간 갈등을 가십성으로 보도하는 현실에서 쉬이 개선하기는 어려울수도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왜곡된 정치현실을 타파하는데 국감보도가 바로 첫걸음이라는 인식을 갖고 개선하는 것은 나름대로 적절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감이 끝날 무렵 의원들에 의해 제기된 문제를 행정부가 과연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도 한 대안이 되리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일부 언론이 보도한 대로 국감자료를 바탕으로 현장을 일일이 확인한 뒤 보도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밖에 시민단체와 함께 국감자료의 검증과 행정부 답변의 객관성, 실현가능성 역시 언론이 끊임없이 촉구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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