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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일보 목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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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장어 향응 파문’을 취재하면서 두 가지를 느끼고 배웠다. 쓰지 않는 사람은 ‘기자’(記者)가 아니라는 것과 기자의 본능적인 판단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인일보는 2월18일 월요일자 1면 머리기사로 ‘인수위 장어 향응 파문’을 단독 보도했다. 경인일보가 취재에 들어간 것은 2월15일(금요일). 주5일 근무제로 인해 토요일자 신문은 없었다. 인천시 고위 관계자들은 본보 간부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를 막으려고 했다. 취재기자들도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취재와 보도 사이에 낀 주말은 매우 길게 느껴졌다.
경인일보는 첫 보도 이후 후속취재에 나섰다. 인천시의 반응은 영화 친구의 명대사와 같았다. “고마해라, 마이 묵으따 아이가”. 그만 쓰라는 얘기다.
잠시 내 직업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쓰는 놈에게 기사를 쓰지 말라는 얘기는 무엇일까. 그럼, 집에 가서 애나 보라는 얘기인가’. 기자는 투철한 직업관이 필요하다는 선배들의 얘기가 새삼스레 떠올랐다.
특종은 하나의 현상이나 상황을 어떻게 바라봤느냐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물론 그 뒤에는 탄탄한 기획력과 취재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수위 장어 향응 파문’도 마찬가지다. ‘왜?’라는 의문이 없었다면 아마 <인천시, 인수위에 ○○○ 건의> 또는 <인수위, 인천 강화도 ‘주목’>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갔을 것이다. ‘인천까지 왔는데 점심은 사 줄 수 있는 것 아니야’라고 자기합리화를 했을 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인수위 장어 향응 파문’이 짧은 시간 안에 큰 파장을 일으킨 기사로 기억될 듯 싶다.
지역신문은 취재 환경이 열악하다. 일부 기자들이 특종을 하던 시간 동안 지면을 메우기 위해 열심히 뛴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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