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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왕태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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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활 16년동안 세 번째 이달의 기자상을 받는다. 하지만 이번 수상은 마음 한구석에서 무거운 돌이라도 얹어 놓은 것처럼 답답하다.
지난해 12월 7일 어이없이 발생한 서해안 기름유출 사건은 순식간에 태안과 서해안 지역을 초토화 했다.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어느 정도 겉모양은 회복됐지만 바다를 터전으로 생계를 꾸리는 주민들은 하루하루 멈출 수 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지난 1월18일 견디다 못한 태안지역 주민들이 충남 태안군 태안읍 동문리 버스터미널 옆에서 서해 유류사고 특별법 제정 촉구대회를 열었다. 심상정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연설하고 있던 연단으로 주민 조창화씨가 뛰어 올랐다.
순간 모든 시선이 한 남자에게 고정되었고 주변의 사람들은 “약 먹었다”라며 소리치며 그를 끌고 가려했다. 곧이어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솟았다. 조씨가 마신 것은 극약이 아니라 시너였다. 나는 속으로 ‘침착해야 한다’고 소리치며 연속촬영을 했고, 짧지 않은 시간 몸을 감싸던 불은 단상에 있던 집회참가 동료들의 의해 진화됐다. 구급차가 출발한 후 조심스럽게 내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을 살펴봤다. 그곳에는 정확하게 8컷의 분신장면들이 담겨져 있었다. 채 1초가 안되는 시간이다.
회사에 보고와 전송을 마치고 귀사하는 길, 특종을 했다는 생각보다는 불 속에서 괴로워 하던 조창화씨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생명을 태워서라도 어려움과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던 표정을 아직도 분명히 기억한다.
한동안 극한의 모습을 취재한 것에 대한 심적 부담으로 가슴앓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사진기자인 이상 내일도 현장에서 기쁨과 희망뿐 아니라 분노와 절망을 전달하기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돌아가신 故 지창환씨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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