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反도핑 리포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세계 김동진 기자


   
 
  ▲ 세계 김동진 기자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네이버와 다음, 엠파스 등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에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치면 스테로이드 밀매상들의 카페나 블로그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들 카페와 블로그에는 다양한 종류의 스테로이드 제품 사진과 가격, 복용법, 효능 등이 상세히 소개돼 있었다. 밀매상들은 그곳에 구입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연락하라며 휴대폰과 이메일 연락처까지 친절하게 남겨놓았다.

특히 카페에 가입한 회원들에게는 더욱 상세한 이메일 카탈로그를 보내줬다. 자주 구입하면 할인해준다고 선전했다. 미국에서 신제품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알려 주겠다고 했다. 명백한 불법인데도 이런 행위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유명 스포츠 선수들은 물론이고 연예인과 일반 청소년들까지 이런 통로를 이용해 스테로이드를 쉽게 구입해 남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법행위도 지난 1월부터는 불가능해졌다. 취재팀이 새해벽두‘2008 反도핑 리포트’를 보도한 후 이들의 ‘인터넷 호객행위’는 대부분 중단됐다. 보도를 계기로 경찰과 식약청의 단속이 시작되고, 부산세관에서 스테로이드 밀수범들이 대거 붙잡히자 밀매상들은 카페와 블로그를 폐쇄하고 휴대폰을 사용 중지시킨 채 종적을 감췄다. 또한 한국도핑방지위원회는 선수들의 도핑 검사를 크게 강화하고, 도핑예방 교육을 확대하기로 했다.

취재팀은 이런 작지만 확실한 변화에 큰 보람을 느낀다. 이번 취재는 쉽지 않았다. 보도까지 2개월에 걸쳐 도핑 전문가, 선수, 지도자, 일반인, 밀매상 등 100여명 이상을 전방위로 취재했다. 특히 취재기간이 연말연시와 겹치면서 그야말로‘고난의 행군’을 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우리 보도로 세상이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라는‘교과서적 믿음’과‘굳건한 팀워크’덕분이었다. 우리 기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다. 세계 김동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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