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삼성家 미술품 비밀 창고 의혹 보도 등 삼성특검 관련 연속 단독 보도
[취재보도 부문]KBS 보도본부 최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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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최서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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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특검 덕에 유명해진 그림이 있다. 바로 ‘행복한 눈물’.
무려 80억 원 하는 이 그림을 포함해 삼성가가 비자금을 들여 한 화랑에서 사들였다고 알려진 그림들은 30점. 구입가격이 600억 원이나 된다.
이 그림들이 삼성가가 사들인 전부일까? 목록에 나타난 그림 30점은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에서 일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입수한 것일 뿐이다. 겨우 한 화랑에서 2년 동안 사들인 그림 값이 수 백 억 원이라면 그동안 삼성가가 모은 그림들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에서 취재를 착수했다.
정보를 모으다 용기있는 미술계 제보자를 만났다. 당초 삼성가가 화랑들을 통해 어떻게 그림을 사모으는지 알리려던 제보자는 무심코 삼성가의 비밀 그림 창고 얘기를 꺼냈다.
홍라희씨가 90년대부터 국내 유명 화랑 몇 곳에서 고가의 그림들을 꽤 사모았으며 그 그림들이 비밀리에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내 축사 창고 단지와 교통박물관에 모이고 있다는 제보였다. 최소 조 단위는 된단다. 심장이 뛰었다.
처음엔 제보자가 창고 위치를 잘 기억해내지 못했다. 에버랜드가 워낙 넓은 데다 창고는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야산 중턱에 있었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제보자와 함께 여러 차례 현장답사를 하고 등기부등본과 지적도, 위성사진을 분석해 위치를 최종 확인했다.
그러나 삼엄한 경비와 첨단 보안망 때문에 단지에 진입할 수 없었다. 취재 보안을 위해 방송 하루 전에야 창고 바로 위에 헬기를 띄워 그 실체를 촬영했다. 삼성가의 판도라 상자가 세상에 처음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매번 압수수색에 실패했던 특검은 방송이 나가자 이례적으로 신속히 압수수색에 들어갔고 축사 창고라던 삼성의 주장과는 달리 수천 점의 미술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같은 날 특검은 교통박물관 2층에 있는 미술품 창고 압수수색엔 실패했다. 준비없이 삼성 직원의 안내만 믿고 올라갔다가 아예 창고 자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취재진은 다시 새 제보자를 찾아 증언을 확보하고 설계도 등을 입수해 엄청난 규모의 미술품 창고가 교통박물관 2층에 숨어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도했다. 아울러 국제갤러리가 삼성가의 미술품 구입에 크게 연관돼있고 편법적으로 미술품을 사들여왔다는 의혹을 단독 보도했다.
이 보도에 앞서, 김덕원, 김민철 기자가 특검의 압수수색 실패로 자칫 묻힐 뻔했던 삼성그룹 본관 비자금 금고의 실체와 운용 사실을 지난 2003년 수사기록을 단독 입수해 특종 보도했다. 또 노련한 경력기자 노윤정, 황현택 기자는 삼성화재 전 비자금 실무자와 접촉해 삼성화재가 고객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따로 비자금 비밀금고를 운용했다는 의혹을 단독 보도했다.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은 삼성의 잦은 말바꾸기와 비협조, 정보의 차단 등으로 취재가 쉽지 않았지만 KBS는 특검의 입에 의존하지 않고 성역없는 취재와 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검의 수사는 기대 이하로 실망스럽지만, 부족한 기자를 이끌어주신 ‘취재파일4321’ 김만석 데스크와 영원한 에이스 1진 김덕원 선배 등 KBS 모든 선후배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울러 좋은 기사로 멋진 활약을 하고 있는 한겨레 기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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