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실천 남측언론본부(공동대표 김경호‧양승동‧정일용)는 29일 논평을 내고 최근 한반도에 집결하고 있는 미군의 최첨단 무기나 화력이 국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의 이 같은 전력 공개는 이례적인 것”이라며 “이러한 연합사의 떠들썩한 군사훈련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을 자극해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측언론본부는 이날 논평에서 국내 언론과 북한의 평화방송 보도를 비롯해 북한의 대남(對南)기구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의 성명을 인용해 남측과 북측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논평에 따르면 국내 언론은 “미군이 연습에 참가하는 핵심전력과 훈련일정을 공개토록 허용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종의 대북 무력시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연합 28일자)”거나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 호의 한반도 첫 방문 및 공개는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전력에 이 잠수함이 새로 포함됐음을 드러내 북한은 물론 중국에도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것(중앙 27일자)”으로 해석했다.
남측언론본부는 연합뉴스가 전한 보도를 인용, 북한의 평화방송은 26일 “미국이 말로는 ‘대화’와 ‘평화’의 방법에 의한 문제 해결을 운운하지만 실제에서는 전쟁준비를 발광적으로 다그치고 있다”고 논평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한미 합동군사 연습을 실시하는 것은 공화국(북한)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대결과 전쟁 접경으로 몰아가는 극히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논평 전문.
[논평] 한‧미 군사훈련은 대북 무력시위용인가?
미국의 막강한 전함들이 한반도로 속속 집결하면서 국내 언론이 미군 최첨단 무기나 화력 등을 열심히 보도하고 있다. 미군의 이 같은 전력 공개는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가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막강한 화력을 갖춘 미군 함대들은 한미연합사령부가 3월 2~7일까지 실시하는 키 리졸브(Key Resolve) 군사훈련에 참가한다. 키 리졸브 훈련은 유사시 한반도에 파견되는 미군 증원군의 수용, 대기, 전방이동 능력과 한‧미 양국군의 통합능력을 높이기 위한 군사훈련이다. 이 연습 기간에는 독수리연습(Foal Eagle)이라고 불리는 연합야외기동연습도 동시에 실시된다.
연합사는 엊그제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 정박한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 호(9만3천t)를 언론에 공개했으며 지난 24일에는 알래스카에서 한국에 옮겨진 스트라이커 전투여단의 실 사격훈련을, 26일에는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 호(1만8천750t)를 공개 했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은 국내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항공모함, 핵 잠수함 등을 기사, 사진 등으로 보도했다. 니미츠 항공모함은 승조원 3천여명, 70여기의 전투기 탑재 등의 전력을 갖추고 있고, 오하이오 핵잠수함에는 1천600㎞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요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154기가 탑재돼 있어 전력 면에서 웬만한 국가의 전체 군사력을 능가한다.
연합사는 1일부터 실시되는 서울과 경기 문산, 포천에서 실시되는 실 사격훈련과 응급구조훈련, 교량설치훈련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사는 이번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28일 동해에 입항한 미 해군의 이지스함(DDG) 2척, 즉 존스 매케인함(8천300t급)과 챠피함(9천200t급)을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주민들이 첨단 장비를 장착한 이지스함의 위용과 미 해군 장병들의 생활공간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는 것이다.
연합사는 이번 훈련에서는 과거와 달리 핵잠수함ㆍ항공모함 등 미군 전력과 실제 훈련과정을 모두 공개키로 방침을 전한 것에 대해 연합뉴스(2월 28일)는 대북 무력시위가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 “미군이 연습에 참가하는 핵심전력과 훈련일정을 공개토록 허용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종의 대북 무력시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키 리졸브 연습의 목적이 대북 억지력 강화에 있기 때문에 북한에 무력도발의 오판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전투와 유사한 상황의 훈련과정은 물론 핵잠수함까지 상세히 공개함으로써 오히려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중앙일보(2월 27일)도 “군 전문가들은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 호의 한반도 첫 방문 및 공개는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전력에 이 잠수함이 새로 포함됐음을 드러내 북한은 물론 중국에도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고 썼다.
북한은 이번 한미 훈련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미국의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동평양대극장에서 공연한 지난 26일 공연을 북한 주민들에게 생중계하면서도 키 리졸브 군사연습과 독수리 훈련실시 계획에 대해 비난했다고 연합뉴스(2.26)가 보도했다. 연합뉴스가 전한 북한 매체들의 관련 보도는 다음과 같다.
평양방송은 이날 “미국이 새해 벽두부터 최신 전투비행대대를 남조선(남한)에 끌어들이고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에 공군무력 증강책동에 광분하고 있는 것은 군사적 힘에 의한 대조선 압살기도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것”이라며 “용납못할 도전이고 정세를 군사적 대결과 전쟁국면에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해외로부터 증강되는 수많은 미군 무력을 조선전선에 신속히 이동 전개하기 위한 작전능력을 검토‧강화하기 위한 전쟁책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미국이 말로는 ‘대화’와 ‘평화’의 방법에 의한 문제 해결을 운운하지만 실제에서는 전쟁준비를 발광적으로 다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대남(對南)기구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2월 초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과 남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기치 밑에 화해와 단합의 기운이 날로 높아가고, 6자회담 합의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한 사업들이 적극 추진되고 있는 때에” 한미 합동군사 연습을 실시하는 것은 “공화국(북한)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대결과 전쟁 접경으로 몰아가는 극히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주장했다(연합뉴스 2월 7일).
군사훈련 실시 목적은 다양하겠으나 이번 한․미 군사훈련을 국내 언론이 상세히 보도토록 함으로써 북한, 중국은 물론 러시아를 자극할 우려가 큰 듯하다. 북한은 이미 고도의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반도와 그 주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거나 군비 증강이 가속화되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이다. 남한은 이번에 새 정부가 들어서고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제 1의 공약 사항으로 내놓은 상황이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고조는 자칫 남한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 더욱이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기대치가 높은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의 떠들썩한 군사훈련이 가져올 역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2월 29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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