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동아일보 공명정대한 보도를 기대한다

"달을 가르켰더니 손가락만 보고 있다."

동아일보 공명정대한 보도를 기대한다

“달을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보고 있다.”


동아일보의 13일 6면의 기자칼럼 <기사 내용 제대로 확인도 않고 과거 BBK 보도 ‘엉뚱한 헐뜯기’>가 그 꼴이다.

동아는 이 칼럼에서 <본보 2000년 이명박 인터뷰 ‘李, BBK 창업’ 언급 없었는데도 신당-기협 등 “주요 증거” 강변>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신문기사를 멋대로 왜곡했다고 한다. 대체 뭘 왜곡했다는 것인가.

한국기자협회는 동아일보의 기사 중 이명박 후보가 김경준씨를 ‘영입’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은 이명박·김경준 관계를 말해주는 정황상 주요 자료다.

이는 이명박 후보가 2001년 11월6일 머니투데이와의 인 터뷰에서 “나는 BBK에 대해 잘 모른다” “(김경준씨와)연락하고 말고할 관계가 아니다”고 밝힌 부분과 정반대다. 만약 동아일보의 기사가 오보가 아닌 사실이라면 이명박 후보는 분명한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은가.

BBK 설립 발언은 중앙, 일요신문 등을 통해서 밝혔다. 동아일보의 주장처럼 “동아일보가 이명박 후보가 BBK를 설립했다는 인터뷰를 실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펄쩍 뛰었다. 그것도 주요면 사이드 박스를 통해서다. 기협이 마치 신당과 연관돼 있는 듯한 제목을 뽑기도 했다. 나아가 당시 기사가 이 후보의 BBK 설립 발언을 담지 않았다며 ‘주요증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요증거가 아니라는 말과 달리, 독자들은 중앙일보, 일요신문, 월간중앙 기사와 함께 동아의 이 기사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 동아일보 2000년10월16일자 B1면.  
 
따라서 ‘기사 내용을 제대로 확인해야’ 할 쪽은 동아일보다. 당시 동아의 보도는 이렇다. “미국계 살로먼스미스바니에서 99년초 연 수익률 120%대를 기록한 김경준 BBK 투자자문사장(34)을 영입했다. 이 대표는 김사장에 대한 기대가 몹시 큰 눈치다. “김사장은 지난해 BBK 설립 이후 한국증시의 주가가 60% 빠질 때 아비트리지 거래로 28.8%의 수익률을 냈다”고 소개하면서 연방 김사장의 어깨를 토닥였다” (동아일보 2000년 10월16일자)

BBK와 관련해서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있다. 한국기자협회는 성명 등을 통해 “이명박 후보가 당선돼도 BBK, 위장취업 등에 대해 확실하게 검증해야 한다”며 “언론이라면 대통령 후보의 도덕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동아일보의 태도는 어떤가. 검찰 수사가 끝났다고 모든 걸 덮고 있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지 않은가. 검찰 수사에서는 아직 (주)다스의 실소유주를 둘러싼 의혹 등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사기꾼의 입에 온 나라가 6개월 넘게 놀아난 꼴 아니냐”는 등의 단정적 제목의 보도를 1면 톱으로 내보내 언론계에서도 혀를 차지 않았는가. 동아일보의 공명정대하고 성숙한 보도를 기대한다.

2007년 12월 13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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