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회견 녹화방송 논란

방송3사 노조 '시대 착오적 발상' 반발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방송의 날인 3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김대중 대통령 공동회견 녹화 방송’을 강행하자 방송 3사 노조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방송의 날 특별기획-김대중 대통령에게 듣는다’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이 공동회견은 방송되기 하루 전날인 2일 청와대에서 사전에 녹화된 것으로, 류근찬 KBS 보도본부장, 엄기영 MBC 보도본부장, 이남기 SBS 보도본부장 등 3명이 대담자로 나와 남북 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교류문제 등 국정현안에 대해 질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방송3사 노조는 “임원급 간부에 의해 사전에 짜여진 질문에 따라 회견이 이뤄진 만큼 그 수준이 프로레슬링 경기 이상이 될 수 없다”며 “민주당 윤철상 사무부총장 발언으로 터져 나온 여권의 선거비용 실사 개입 의혹이나 대통령 측근의 은행대출 압력 의혹,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추가조성 계획 등 핵심 이슈를 회피하거나 수박 겉할는 식의 녹화회견”이라고 지적했다.

방송3사 노조는 이에 앞서 1일 성명을 내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홍보가 주 내용인 정권 홍보프로그램을 휴일 밤 10시에 동시에 방송하는 것은 시청자의 프로그램 선택권을 빼앗는 전파낭비”라며 “시대착오적 발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었다.

이와 관련 류근찬 KBS 보도본부장은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이후 단독 인터뷰를 추진했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방송 3사가 모두 인터뷰 요청을 해왔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할 수 없다며 합동회견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왔다. 그래서 방송3사 보도본부장이 만나 합동회견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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