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언론사 정보보고 받았다"

김용철 변호사 "실시간으로 접수" 주장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 제기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용철 전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의 ‘양심선언’ 내용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김 변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오마이뉴스 제공)  
 

언론계 “시스템상 불가능…기자들도 접근 못해”


삼성의 차명계좌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50) 변호사가 ‘언론사 정보보고’가 삼성에서 공유되고 있었다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 변호사는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사 정보보고가 실시간으로 접수됐다. 삼성 관계사인 중앙일보의 정보보고는 하루에 두 번씩 전략기획실 책상에 올라왔다”고 밝혔다.

시사IN 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용철씨가 방송사와 신문사 등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자신과 관련한 안좋은 정보보고가 있으면 부하직원이 알아서 빼주기도 했다고 말했다”며 “주요 언론사의 내부 정보보고가 올라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주요 정보보고는 평기자들도 접근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기자들 사이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보 보고가 사내에서만 공유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부 인력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해당 일간지 관계자는 “언론사에서는 시스템상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며 “언론사가 정보회사인데 그 정보를 타회사에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삼성 홍보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언론사의 인사나 출입기자 변경, 언론사 행사 등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만 있을 뿐 언론사 기밀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삼성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는 생각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대언론 접촉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삼성 차명계좌 비자금 의혹’ 관련 취재가 알려지자 삼성 고위간부가 시사IN을 방문 “김 변호사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아내와 함께 돈을 뜯기 위해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하고 있다”는 등 언론사들을 상대로 해명 및 설득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IN 측은 “삼성의 고위 간부가 직접 편집국을 방문해 처음에는 반박하고 해명하다가 거부하자 그럼 객관적으로만 보도해 달라고 말하고 갔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 비자금 의혹이 불거진 30일 주요 일간지와 경제지들은 삼성의 차명계좌 비자금 의혹을 비중 있게 보도하지 않았다.

한겨레가 1면을 포함해 5개면에 걸쳐 12꼭지의 기사로 심층 보도한 반면 조선일보는 12면 하단에 ‘삼성그룹 ‘차명계좌 비자금’ 논란’ 중앙일보는 10면 하단에 ‘“내 계좌에 비자금 50억 있었다”’ 동아일보는 12면 하단에 작은 글씨로 ‘前 삼성법무팀장 “삼성그룹이 내 계좌로 50억 비자금” 삼성그룹 “외부 제3자의 돈 밝혀져… 회사와는 무관”’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한국경제는 1단으로 단신 처리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대기업들이 불리한 보도가 나왔을 때 언론보도를 막으려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광고 수주 때문에 언론이 대기업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한계이자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삼성물산 ‘카작무스 미스터리’가 보도된 곳은 한겨레뿐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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