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 보도 위 '보도 불필요' 판결
MBC-만민중앙교회 항소심서, 언론계 '반론권 악용 제도적 방지해야'
1심 판결에 따라 이미 방송된 반론보도에 대해 항소심 법원이 반론보도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반론권이 남용되어온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8부(재판장 채영수 부장판사)는 MBC가 뉴스데스크와 PD수첩을 통해 만민중앙교회를 고발하는 보도를 한 것과 관련 만민중앙교회와 이재록 목사가 MBC를 상대로 신청한 반론보도 심판 항소심에서 “1심 판결에 따라 MBC가 내보낸 14건의 반론보도 가운데 4건은 객관적인 사실과 일치하는 만큼 10건에 대해서만 반론보도를 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목사가 자신이 기도하면 소경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도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한 점, 한국교회총연합회가 이재록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했다는 점 등 4건은 명백한 사실이므로 반론보도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판결이 나자 이미 1심 판결에 따라 5일 동안 뉴스 첫머리에 반론보도를 했던 MBC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조규승 MBC 법무저작권부 차장은 “1심 재판부가 하루에 7000만원이나 되는 이행 강제금을 부과했기 때문에 일단 1심 판결에 따른 반론보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가 명백한 사실 여부를 폭넓게 인정하고 반론보도를 할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만큼 항소심에서 취소된 4건의 반론보도에 대해 원고들을 상대로 전파료에 해당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반론보도 청구소송은 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신속하게 반론을 보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론보도 판결이 나면 으레 엄청난 액수의 강제 이행금이 함께 부과됐다. 이에 따라 언론사가 1심에서 패소하는 경우 일단 반론보도를 하지 않을 수 없고, 보도를 한 이상 더 이상 항소해도 실익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MBC가 항소를 한 것도 실익을 기대했다기보다는 반론보도에 대한 강제집행정지신청을 제기하기 위해서 항소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했던 것이다. 그러나 강제집행정지신청은 기각됐었다.
따라서 언론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언론의 횡포를 견제하기 위한 반론권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론보도청구소송에서 언론이 패소하는 경우가 잇따르자 언론계는 “취재진을 피해 잠적했다가보도가나간 뒤 반론을 실어주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법원이 반론기회 제공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보도내용이 명백한 사실인 경우에도 이를 부인하는 반론내용을 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반론권이 권력기관, 파워집단, 종교집단의 방패막이로 악용되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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