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SBS 메인뉴스 '기싸움'
OBS 8시뉴스 결정에 SBS 보도본부 '긴장'
OBS(사장 주철환)가 메인뉴스를 밤 8시에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SBS와 시청률, 광고 등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OBS는 최근 회의를 통해 메인뉴스를 8시에 편성키로 했다. 잠정 합의된 편성 안에 따르면 OBS는 8시부터 30분간 중앙·지역 관련 뉴스를 내보내기로 했으며 경인 지역 관련 로컬 뉴스와 중앙 뉴스를 각각 절반가량 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KBS, MBC가 장악하고 있는 9시에는 경쟁이 너무 치열한 데다, 수도권 지역 민방으로 SBS와 뉴스경쟁을 해보자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OBS는 중앙뉴스와 로컬뉴스를 기계적으로 나누는 보도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앙뉴스라 하더라도 경인지역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이를 더 강조하고 최근 신정아 보도처럼 중요사안인 경우에는 중앙 못지않은 심층보도로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김석진 보도국장은 “아직 정통부 허가 문제가 남아있어 확정된 사안은 아니나, 8시 뉴스로 가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타 방송사에 비해 기자수가 적은 만큼 메인 앵커와 뉴스 포맷, 콘텐츠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OBS가 8시에 메인뉴스를 편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8시 메인뉴스를 편성하고 있는 SBS에서는 파장이 올지 예의주시 하는 분위기다. KBS2가 8시에 ‘뉴스타임’을 내보내고 있으나 시청률과 광고 면에서 사실상 SBS가 주도권을 잡아온 상태에서 OBS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SBS 한 관계자는 “8시뉴스는 SBS라는 브랜드가 자리 잡힌 상태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도 “메인 앵커가 유명인이 오거나, 뉴스 포맷을 혁신적으로 전환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KBS와 SBS 양측의 방송광고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 한 관계자는 “당장은 양사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OBS가 지역 SO 채널을 선점하거나 케이블에 진출하는 등 시청권역을 넓히게 된다면 광고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OBS와 SBS의 메인뉴스 신경전은 ‘지역민방’ 문제에 있어서도 대립각을 세우게 될 전망이다. OBS가 경인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보도에 있어 민방들과의 네트워크 구축도 고민하고 있기 때문. OBS는 지역민방들이 SBS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상태라, 당장은 힘들지만 지역 민방 측에서 원한다면 제휴를 맺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민방 한 관계자는 “민방 입장에서는 OBS와 SBS 양측의 대립 구도로 가면 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쪽을 택할 수 있는 등 독점 구조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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