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BC '석면 쇼크…' 자료발굴·추적·분석 등 완성도 '호평'
연합 '신정아씨 학력위조' 탄탄한 취재망 가동, 소문·제보 기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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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우 한겨레 전략기획실 부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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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0편이 출품되었다. 다른 달에 비하면 많다고 할 수 없는 양이다. 휴가철 비수기(?)에다 대선 레이스의 검증 공방과 아프간 인질 사태, 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겹친 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래도 좋은 기사는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결국은 도드라지는 법. 이번에도 몇몇 후보작들이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끌었고, 무난히 선을 통과했다. 모두 일곱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지지를 받은 수상작은 지역기획 방송부문에 나온 부산 MBC의 ‘석면쇼크:암발병률 11배’이다. 사실 석면의 유해성은 새로운 뉴스라 할 수는 없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전문성과 계도성을 두루 갖춘 좋은 기사도 흔하지 않은데, 이번 수상작은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오랜 시간 자료를 발굴, 추적하고 의료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분석과 전국에 흩어진 유족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보도의 신뢰도를 높인 점이 특히 돋보였다. 탐사보도팀을 만들고, 취재에 1년의 시간을 투자한 회사의 노력도 평가됐다.
다음으로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받은 출품작은 취재보도 부문의 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 보도(연합뉴스)와 지역기획 신문통신 부문에서 우리나라 지적 제도 문제점을 캐내 대책을 촉구한 경인일보의 보도였다. 신씨 사건은 소문과 제보 수준에 머물던 내용을 연합뉴스가 취재망과 능력을 잘 가동해 핵심 의혹을 확인함으로써 기사화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학벌만능주의를 고발하고 학벌사회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다는 점에서도 평가를 받았다.
‘지적 원점 독립 캠페인:지적이 국력이다’는 우리나라 지적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하려한 수작이었다. 특히 지역 언론이 먼저 나서 이런 전국적인 문제를 심층취재하고 이슈화 한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뽑힌 경인일보의 행려환자 실태 고발 기사는 딱 떨어지는 사례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후속 조처를 촉구한 점이 다른 출품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취재보도 부문에서 뽑힌 서울시 공무원 불법 부동산 특강(문화방송)은 일선에서 어떻게 정경유착이 발생하는 지를 잘 보여준 고발기사였다. 앞으로는 개발관련 문제 뿐 아니라 공무원들의 외부활동이 어떻게 유착관계로 이어지는 지를 추적해보는 심층취재가 많이 나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역기획 방송부문 수상작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압록강 3부작’은 지역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과감한 발상이 신선했다. 작품 수준도 중앙방송사에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였다. 사진 부문에서는 정형근 의원 달걀 세례(연합뉴스)가 심사위원 대부분의 지지를 얻었다.
‘말발 안 먹히는 진실화해위 권고’ ‘상수원 보호구역에 화공약품 둥둥’ ‘동계올림픽 응원단 관광 골프’ 등은 일부 심사위원들이 아쉬운 탈락 작으로 꼽았다.
뽑고 보니 공교롭게도 연합뉴스, 경인일보(각 2편), 문화방송(서울, 부산, 울산 각 1편)에 수상작이 집중되었다. 특히 경인일보의 ‘선전’은 박수 받을 만하다.
반면 기자상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출품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출품작도 있었다. 상을 신청하기 전에 먼저 자기평가를 좀 더 엄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자는 일부 심사위원들의 제언이 있어 평에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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