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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MBC 박상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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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가 시작된 지 꼬박 1년이 지난 올해 7월 ‘석면쇼크:암 발병률 11배’가 첫 보도됐다. 애초에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줄 알았다면 ‘과연 취재를 시작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보도 한 달여 전인 6월, 석면방적공장 주변의 암 발병 실태가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내최대 규모의 석면방적공장이 있었던 부산 연산동 주변의 악성중피종 발병률은 공장이 없었던 곳 보다 무려 11배, 연산동과 덕포동, 장림동 등 3곳 공장 주변의 평균 악성중피종 발병률은 7배였다. 함께 추적 작업을 진행했던 연구팀도 ‘짐작은 했지만 너무나도 충격적인 결과’라고 말할 정도였다.
석면의 위험성과 재건축 현장 등의 무분별한 석면제거에 따른 환경적 피해 우려 등과 같은 보도는 많았지만 MBC의 ‘석면쇼크:암 발병률 11배’는 과거 석면공장 지역의 환경 피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였다. 석면은 그 심각성에 비해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위험도는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여전히 석면을 함유한 건축물들이 아무렇게나 철거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번 보도와 환경단체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석면의 환경적 노출에 의한 위험성이 얼마나 큰 것이고, 또 치명적인 것인지 증명됐고, 이를 계기로 일반 시민들의 석면에 대한 경계의 수위, 나아가서 내 주변의 무분별한 석면사용과 철거현장에 대한 관심 또한 더 커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번 보도를 통해 과거 혹은 미래에 석면방적공장 주변의 희귀암 환자들이 왜 피해를 입었고, 또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된 것은 취재진으로서는 큰 보람이 아닐 수 없다.
인력운영이 빠듯한 지역 방송사에서 1년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해 뉴스를 제작하는 것은 기자에게도 해당 방송사에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지난해 4월 지역 방송사로는 처음 탐사보도팀이 구성돼 출범했고, 그 첫 성과물이 ‘석면쇼크:암 발병률 11배’였다.
1년여 동안 취재를 지원해주신 데스크와 회사동료들 그리고 함께 취재를 진행해 준 부산대 의대 강동묵 교수님과 가톨릭 의대 김형렬 교수님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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