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미디어렙 형태 싸고 갈등
참여제한.공민영 영역 구분 놓고, 광고공사.각 방송 의견 대립 첨예
문화관광부가 민영 미디어렙(Media representative) 설립을 위한 대체입법을 마련중인 가운데 광고공사와 SBS, MBC 등 이해당사자들 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재 문화관광부가 마련중인 민영 미디어렙 초안에 따르면 ▷광고공사가 민영 미디어렙의 지분 약 30%를 출자한 주요 주주로 참여하되 2∼3년 후 철수하여 완전 민영화하고 ▷지상파 방송의 지분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한편 ▷KBS와 MBC의 광고대행은 광고공사가, SBS와 기타 지역 민방은 민영 미디어렙이 맡는 공·민영 영역 구분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문화부는 당초 이같은 내용의 법안을 7월중에 입법 예고할 예정이었으나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8월 10일께 입법 예고하는 것으로 일정을 다소 연기했다. 문화관광부는 입법예고 후 공청회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고 늦어도 올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킨 후 내년 중으로 제도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광고공사, SBS, MBC등은 각기 다른 목소리들을 내고 있다. 쟁점은 크게 ▷광고공사의 출자 여부 ▷방송사의 출자 여부 ▷공민영 영역 구분 여부 등 3가지로 나뉜다.
우선 민영 미디어렙에 30%의 지분을 갖고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인 SBS는 광고공사의 참여에 대해 “광고독점구조를 폐지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입법취지에 어긋난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SBS의 박희설 홍보팀장은 “외국의 경우 민영 미디어렙에 방송사의 참여를 못하게 하는 나라는 없다”며 “광고공사와 광고대행사에 의한 부당한 간섭을 막기 위해서라도 방송사의 참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광고공사는 방송법 시행령에 민영 미디어렙을 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한정해 놓았기 때문에 광고공사의 참여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방송법 시행령 59조 3항에 따르면 민영 미디어렙은 ‘한국방송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규정돼 있다. 또 민영 미디어렙을 방송사가 주도하게 될 경우 시청률 지상주의에 따른 지나친 상업성과, 광고료의 대폭적인 인상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지상파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MBC는 KBS, MBC, EBS 등 3개 방송사만 광고공사가 맡고, SBS와 기타 지역 민방은 민영 미디어렙이 맡는 공·민영 영역 구분과 관련 “형식상 2개의 판매회사가 경쟁하는것으로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쟁이 이루어질 수 없는 허구적 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MBC는 특히 “광고공사의 경우 조직의 경직성 등으로 민영 미디어렙의 경쟁 대상조차 되지 못할 것”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는 수신료 수입이 보장되는 KBS나 EBS에 비해 MBC에 집중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민영 미디어렙을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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