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파업 기자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금창태 사장이 27일 한국기자협회 (회장 정일용), 한겨레21 고경태 전 편집장 등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이로써 금 사장은 지난달 30일 한겨레21 고경태 전 편집장에 낸 명예훼손 형사소송에 이어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 한창호)는 이날 “‘삼성 고위층과의 개인적 친분 때문에 삼성그룹 관련기사를 편집장 몰래 삭제했다’는 허위기사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이 기자협회 정일용 회장, 한겨레21 고경태 전 편집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황상 금씨가 편집국장에게 통보하지 않은 채 직접 기사삭제를 지시한 사실이 인정되고, 삭제 결정 후에도 편집국장에게 알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언론계에서 이루어지는 편집권의 해결방식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한겨레21 등에서 이런 기사삭제 지시를 부정적 시각으로 보고 다소 과장된 표현을 썼어도 관련 기사내용은 전체적으로 진실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최초 금씨가 편집국장에게 자신과 삼성 고위층의 친분을 강조하며 기사삭제를 지시한 시실 등을 보면 시사저널 기자들에게 이 사실을 전해 듣고 쓴 기사는 진실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기자협회,  한겨레21 고경태 전편집장 등 7명이 추진하고 있는 무고죄 소송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자협회 정일용 회장은 판결에 대해 “시사저널 사태와 관련해 금 사장은 민.형사에서 잇따라 패소했으므로 이제 선배 언론인으로서 사과 등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면서 “언론계 전체로 볼 때 창피한 일이며 이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선 다른 소송들을 즉각 취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 사장은 지난해 6월 시사저널 이철현 기자의 삼성그룹 관련 기사 삭제에 대해 기자협회 등이 ‘편집국의 사전 동의없이 무단으로 기사를 삭제했다’는 내용의 기사와 논평을 내놓자 8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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