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연수 내실화...기자 호응 높다

사별 맞춤 연수.전문 연수 예고제 등 도입

‘언론재단 연수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최근 들어 언론재단(이사장 김용술) 연수가 사별 맞춤 연수, 전문연수의 주제 세분화, 전문연수 예고제 도입 등으로 내실을 기하고 있다.

81년 언론재단 연수가 처음으로 도입될 당시만 하더라도 연수는 반공 교육 중심으로 짜여졌으며 기자가 되기 위한 ‘의무 과정’일 뿐이었다. 따라서 기자들은 연수에 대한 필요성보다는 형식적으로 연수에 참가하면서 연수가 전문성 제고라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이러한 경향은 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다가 최근 2∼3년 전부터 연수가 제 역할을 찾기 시작하고 있다.

언론재단 연수팀에서 운영하는 연수는 기본연수와 전문연수, 해외연수 등 크게 세 가지이다. 이 중 최근 들어 호평을 받고 있는 부분은 전문연수. 부별로 운영하던 전문 연수를 지난해부터 주제별로 세분화하고, 연수 인원도 30여 명에서 15명 이하로 절반 이상 줄였다. 주제의 세분화는 연수의 전문화를 높였고, 인원이 줄면서 강의의 집중도나 연수 참가자들의 소극적인 수업 태도도 개선됐다.

또 올해부터 전문연수 예고제를 실시하면서 연수팀이 일방적으로 짜던 연수 프로그램에 현장 기자들의 목소리를 많이 담을 수 있게 됐다. 예고제란 ‘준비된’ 연수 참가자들에게 현장에서 꼭 필요한 내용을 교육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로 상, 하반기 전문연수가 시작되기 오래 전에 참가자들을 선정해 그들과의 피드백을 통해 연수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된다. 내년부터는 1년 치 전문연수 프로그램을 연초에 한꺼번에 공고해 연수에 참가할 기자들에게 준비할 여유를 더 많이 줄 계획이다.

전문연수 프로그램이 내실을 기하면서 참가자들의 평가도 좋아졌다. 올 초 전문연수에 참가했던 한 기자는 “개별 언론사에는 재교육의 기회가 별로 없는 만큼 연수가 기자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면서 “특히 전문연수의 경우 관심있는 한 분야에 대해 깊이있게 공부를 하면서 현장에서 심층보도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개선되면서 연수 참가자들의 자세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다. 한 참가자는 “토론을 열띠게 하다보면 예정된 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많고 연수 분위기도 진지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상이 주제별로 기자들을 모아 실시하는 전문연수라면 각 사별로 자사의 실정에 맞게 주문할 수 있는 ‘주문제작형 맞춤연수’도있다. 이른바 지난해 시작된 사별 맞춤 연수는 각 사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가 각 사 기자들의 설문 조사를 거쳐 연수팀으로 전달되면 해당 언론사와 연수팀의 협의 하에 연수 프로그램이 짜여진다. 컴퓨터 교육에서 편집디자인, 명예훼손과 정정보도, 신문매체 산업, 대학생이 보는 한국신문까지 맞춤 연수인 만큼 각 사의 실정에 따라 다양한 주제의 연수가 진행된다. 지난해 사별 연수를 받았던 조선일보가 연수 후 언론재단에 감사패를 증정한 것이나 지난해 10개 사이던 사별 연수가 올들어 17개 사로 늘어난 것 등은 사별 맞춤 연수의 인기를 짐작케 한다.

올해부터 사업팀에서 연수팀으로 이전된 해외 연수는 학비, 생활비가 전액 지원되는 만큼 욕심을 내 볼만한 분야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국내 대학원 연수의 전공 제한이 없어졌고, 전문연수와 연계해 운영되는 단기 해외연수가 도입됐다.

전문연수, 해외연수가 전문성 제고에 중점을 두는 것이라면 기본연수는 기자 윤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본연수는 국내의 유일한 수습기자 교육 프로그램으로 최근 각 사에서 적극적으로 수습기자 교육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점차로 연수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있다. 올해 초 언론재단 내에 연수 센터가 만들어져 강의 공간이 일부 확보되었지만 기자 연수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연수원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연수 담당자들의 지적이다. 참가자들은 현장의 요구를 더 많이 담을 수 있는 전문적인 강의 프로그램 구성을 개선점으로 꼽았다. 또한 연수 담당자나 참가자들은 이러한 하드웨어의 개선과 함께 연수 담당자가 큐레이터로서 전문성을 갖추고 연수 참가자가 적극적으로 연수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 언론재단 연수가 기자 재교육의 산실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안팎의 요구에 더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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