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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국현 매일신문 서울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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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가 1990년 9월부터 시행해온 이 달의 기자상이 이번 달로 2백회째를 맞게 됐다. 전국의 기자협회 회원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축하한다. 이 기간 동안의 기자상 수상작품을 보면 신문이나 방송을 보지 않았더라도 시대상을 읽을 수 있고, 시대 비평을 짐작할 수 있다. 매달 한국 언론의 대표작들을 선정해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활용한 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학위 논문 소재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9편의 작품이 출품돼 17편이 예심을 거쳐 본선에 올랐고 이중 6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슷한 소재인 연합뉴스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과 한겨레신문의 ‘김승연 한화회장이 직접 때렸다’가 동시에 출품됐다.
연합뉴스는 경찰과 한화 측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가운데 순발력 있게 취재망을 가동, 사실관계를 상당부분 확인한 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제1보를 터뜨렸다. 자칫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을 국내 언론이 앞다투어 보도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것. 다수의 심사위원들이 이점을 높이 평가해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겨레 출품작은 대부분 언론이 익명 기사를 쓰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이 폭행에 직접 가담했다는 사실을 실명으로, 또 가장 먼저 구체적 실상을 밝혀내 보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비슷한 소재라는 점 때문에 수상작에 아쉽게 밀리고 말았다.
이번 심사에서는 특종과 실명보도라는 두 가지 측면 중 어느 쪽을 더 비중있게 평가해야 하느냐에 대해 취재, 보도의 원론적 차원에서 난상토론이 있었다. 향후 좀 더 심도 있게 이 문제를 연구해 봐야 한다는 것으로 토론을 종결했다.
KBS의 ‘의사협회 전방위 로비, 녹취록 보도’는 사회적 파장이 컸던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본선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경향신문의 ‘늑대복제 오류 및 연구윤리 부실 비판’도 보도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서울대 교수팀의 연구성과 부풀리기 의혹을 잘 파헤쳤으나 역시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기획보도 신문 통신부문에서도 유사소재 작품이 출품됐다. 서울신문의 ‘E-권력 포털 대해부 ’와 전자신문의 ‘사이버 생태계 포식자 포털’이 그것. 포털사이트의 횡포와 문제점을 광범위하면서도 심층적으로 다룬 서울신문의 특집기획이 선행보도라는 점에서 본선에 올라 수상작이 됐다.
매일경제의 ‘망국적 비싼 땅값’, 동아일보의 ‘FTA시대, 글로벌 법류산업 빅뱅’, 세계일보의 ‘신개방시대-지자체 국제화 현주소’도 역작으로 평가돼 본선에 올랐으나 안타깝게 최종 관문을 넘지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80조 보험시장 유혹의 덫’과 ‘시사기획 쌈-친일의 땅은 살아있다’ 등 KBS의 두 작품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였으나 생활주변의 소재를 다룬 ‘80조 보험시장’이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교도소에 갇힌 수감자의 인권’이 선정됐다.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교도관들의 집단폭행 등 접근하기 어려운 인권유린의 현장을 잘 파헤친 점이 평가를 받았다.
대구MBC의 ‘선거법 위반 과태료 파문’은 간발의 차이로 수상은 못했지만 타 언론이 가볍게 넘긴 제보를 적극 취재해 ‘물건’을 만들어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매일신문의 ‘대구교대 총장 논문대필’, 강원도민일보의 ‘마사지 업소로 간 중국인 유학생’도 본선에 올랐으나 최종 순간 탈락하고 말았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에서는 부산MBC ‘창사 48주년 특집4부작-삶, 죽음, 그리고 사망이후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잘 파헤쳤고, 기자의 다큐멘터리 제작 영역개척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 신문 통신 부문에서는 매일신문의 ‘청송백자 단독 규명 및 복원 필요성’과 국제신문의 ‘부산시 항공마케팅 실종’등 2편이 본선에 올랐으나 수상작을 내지는 못했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반FTA분신’사진이 두말할 필요도 없는 특종이라는 점에서 이의 없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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