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윤리위원회(위원장 강신욱·이하 윤리위)가 ‘버지니아공대 총기 사건’을 보도하면서 용의자 조성희씨가 만든 잔인하고 비윤리적인 동영상과 스틸사진을 그대로 게재한 28개 신문사에 대해 무더기 ‘경고’결정을 내렸다.

윤리위는 지난달 25일 제7백98차 월례회의를 열어 “버지니아공대 총기 사건 용의자 조성희씨가 인명을 해칠 수 있는 권총, 칼 등 흉기를 들고 있는 동영상과 스틸사진을 여과없이 게재한 중앙지·통신 20개사와 지방지 8개사에 대해 경고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또 해당 사 지면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게재하도록 했다. 윤리위가 공개경고가 아닌 경고 결정에 대해 해당 사 지면에 게재토록 결정한 경우는 지난해 12월 ‘윤리위원회 운영규정’이 개정된 이래 처음이다.

윤리위는 결정문에서 “해당 통신사와 신문사는 지난달 19, 20일자에 용의자 조씨가 범행을 합리화·미화하려는 의도에서 제작해 미(美) 언론기관에 보낸 잔인하고 그 의도가 심히 비윤리적인 사진들을 아무런 여과 없이 다량 게재했다”고 지적했다.

윤리위는 “(이같은 보도 행태는) 청소년들의 건전한 인격형성과 정서함양에 해를 끼칠 뿐 아니라 자칫 모방범죄를 부추길 우려가 있으며 나아가 신문의 품위와 신뢰성마저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리위는 “이처럼 대형사건이 터지면 물량공세로 지면을 압도하려는 국내 언론의 오랜 경쟁관행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외면한 잘못된 제작 태도”라며 “잘못된 관행이 근절되길 바라는 취지에서 경고 결정을 내렸고 이를 해당 사 지면에 게재토록 했다”고 밝혔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