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백무현 화백의 만평 논란은 사내 포털 전송 시스템 착오로 증폭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네티즌들이 만평의 본질보다는 흥미성위주로 접근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 한 관계자는 19일 “용의자가 한국인으로 밝혀진 뒤 백 화백이 만평을 다시 그려 재 송고를 했다”며 “문제는 개판 과정에 편집국과 뉴미디어국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던 데에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뉴미디어국 담당자가 밤 11시까지 근무를 하고 있었으나 편집국에서 만평이 바뀐 사실을 알리지 않아 포털 재 전송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개판전의 만평이 다음날 아침까지 버젓이 게재됐으며, 언론과 네티즌들은 마치 이 만평이 문제인양 논란이 됐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백 화백은 17일 오후 2시 편집회의 이후 이번 사건을 미국의 패권주의와 일방주의를 풍자하는 만평을 그리기로 했다.
백 화백은 마감시간인 오후 5시 이전까지 관련 기사를 확인했으나 당시에는 용의자가 아시아계로 밝혀지고 있어 만평 출고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
초판(5판)에 게재된 해당 만평은 “한방에 33명… 이로써 우리의 총기 기술의 우수성이 다시 한번…”이라는 멘트를 말하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모습과 총기를 난사하고 있는 용의자의 모습이 함께 그려져 있다.
그러나 백 화백은 저녁 10시 경 야간당직 국장으로부터 “용의자가 한국인이다, 만평의 내용을 바꿔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외부에서 작성해 바로 재 송고했다.
이에 따라 초판에 게재됐던 이 만평은 경기, 인천권판(15판)부터 빠졌으며 서울신문은 서울·수도권판 신문(20판)에 망연자실하는 교민들의 표정을 담은 새 만평을 그려 배달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문제의 만평이 17일 저녁 9시 포털로 전송됐다는 사실을 잊고 다음날 오전 8시30분까지 해당 만평을 포털에 그대로 올려 둠으로써 누리꾼들로부터 악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이 유투브 등 해외 사이트에도 이 만평이 올려져 있다며 국가적 망신이라고 주장하면서 비판이 가중됐다.
백 화백은 20일 기자와 만나 “그 만평의 본질은 미국의 패권.일방주의와 총기사업 등에 대한 비판이었다”며 “국민 감정은 이해하지만 누리꾼들에 의해 확대재생산되면서 본질이 왜곡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신문은 이날 ‘독자 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라는 사고를 통해 “18일자 서울신문 일부 판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백무현 화백의 만평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올린다”면서 “문제의 만평은 온라인의 특성상 인터넷 공간에서 급속히 전파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심려를 끼쳤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신문은 자숙하는 의미에서 백 화백의 만평을 당분간 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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