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일간신문 통신사 방송사의 주필, 편집국장 등 임원으로 구성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변용식·이하 변협)가 6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57년 4월7일 만들어진 편협은 격변의 반세기를 거치면서 언론계의 분산된 힘을 하나로 묶는 구심체로서 역할을 해왔다. 또한 언론자유를 수호하고 언론인의 윤리의식을 고취시키는데 나름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언론의 종가라는 상징적 의미만 남긴 채 언론사 임원진들의 친목모임으로 변모했다는 비판을 받는 등 새로운 방향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편협은 자유당 정권시절인 1957∼1960년대에 주로 언론규제에 대항하며 반독재·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다. 1957년 12월 언론규제를 포함한 ‘선거법 개정안’을 성안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했다.
편협은 1980년 1월1일부터 시행된 언론기본법의 문제점을 가장 먼저 제기, 이듬해 9월 ‘언론기본법과 신문’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언론계에서 최초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도 했다. 1987년 이후 편협은 여론의 선도 기능으로 주류 언론 자리를 지켜오던 신문이 새 매체들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게 되면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후 편협은 1996년 1월23일 열린 총회에서 ‘방송’을 추가하기로 하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로 명칭을 바꾸면서 오늘의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로 정착했다.
현재 편협은 각 언론사 부장급 이상의 편집인들이 주축이 된 약 1천5백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편협은 최근 들어 언론계 간부들의 단순 친목모임으로 전락하고 있으며 언론 단체의 종가라는 전통적 의미만 남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신문 출신들이 편협의 회장을 주로 맡아오면서 언론계를 전체를 위한 방향설정을 하고 있지 못하다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 중견 언론인은 “편협이 그동안 언론자유를 위해 해온 활동들은 칭송 받을 만 하다”면서도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신문사들이 범람하고 각 신문사 국장, 부국장 등 임원진들이 언론계 전체를 생각하지 못한 채 자사이기주의에 빠지면서 편협도 방향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견기자는 “일부 보수 신문들이 돌아가며 편협 회장을 맡게 되면서 자연스레 편이 갈라지고 있는 듯 하다”며 “편협이 50주년을 맞아 언론계 전체를 위한 제 역할에 대해 다시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변용식 회장은 “과거에는 편협이 전체 언론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신문협회, 기자협회 등이 창립되면서 그 역할이 조금씩 분화됐다”며 “편협은 간부들의 단체라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각 매체들을 융화하는 데에도 힘써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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