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 한겨레 난입

언론계 언론자유 위축 우려

지난해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MBC 난입에 이어 대한민국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고엽제전우회) 회원 2200여 명이 지난달 27일 한겨레신문사 앞에서 한겨레 보도에 항의하며 폭력 시위를 벌이자 언론의 보도 자유에 대한 위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한겨레의 베트남 참전용사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학살 보도가 고엽제 손해배상 소송 재판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한겨레신문사 안팎에서 방화를 시도하고 집기를 파손하는 등 난동을 피웠다.

유리창이 파손되고 신문 제작이 30여 분 간 지연되는 등 전우회의 난동으로 27일 하루종일 어수선했던 한겨레 편집국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대체로 분노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기자는 “지금까지 한겨레가 고엽제 문제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보여왔는데 고엽제전우회가 한겨레에 불만을 품은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또 한 기자는 “한겨레의 보도 때문에 소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고엽제전우회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더군다나 정당한 방법이 아닌 폭력을 사용해 항의 표시를 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노조(위원장 이정구)는 27일 ‘고엽제전우회의 폭력행위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감춰진 진실을 밝히려는 용기있는 노력을 힘으로 막으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8일 최학래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항의 시위를 벗어나 신문사에 난입해 신문제작을 방해하고 사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린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부정과 비리를 밝혀 정의를 대변하고자 노력해 온 한겨레의 정신은 그 어떤 폭력도 꺾을 수 없다”면서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보도와 고엽제 문제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임에도 이를 결부시켜 왜곡하고 있음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겨레21의 김종구 편집장은 “한겨레가 창간 때부터 소외받고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 왔다고 자부하는데 고엽제 피해자와 갈등 관계를 맺게 돼 안타깝다”면서 “미국의 고엽제 생산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임시지급 가처분 신청에 대한 재판부의 심리가 늦춰지는 것은 한겨레 보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사태가 발발하자 기자협회, 신문협회, 언론노련, 민언련 등도 즉각 성명을 내고 고엽제전우회의 폭력행위에 대해 비난하며 언론의 보도자유가보호받아야 함을 분명히 했다. 대부분의 중앙일간지도 29일자 사설에서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고엽제전우회의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해 비판했다.

한편 한겨레는 29일 사설을 통해 “고엽제전우회의 폭거에 엄중 항의하면서 이들의 사죄와 배상을 거듭 요구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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