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지방언론(11)/제주

자사 이기주의적 3사3색 보도, '선거때마다 특정후보 편향'비판... 타지보다 지역기사 비중 높아

"특정 이슈에 대해 각 언론사가 대의보다는 자사의 이익에 따라 논조의 차이가 나는 모습을 가끔 본다. 특히 선거 때는 각사가 지지하는 후보 편향적인 기사가 많이 나온다. 도민의 여론을 수렴·반영하고 대안을 제시해 한데 어우러지도록 하기는커녕 분열을 조장하는 듯한 경우가 왕왕 있다."



기자들이 털어놓은 제주지역 언론의 문제점 중 일부다. 다양한 의견이 도출된다는 점에서 볼 때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자사이기주의'가 그 저변에 깔려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제주지역의 일간신문은 3개. 대부분의 지방신문이 그렇듯 경영상의 어려움을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 도 전체가 관광지라고 일컬어질 만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지역이지만 제조업체가 없어 광고시장이 열악하다. 굵직한 광고의 대부분은 지사를 두고 있는 서울 부산 도쿄 오사카 등에서 나온다. 지역광고는 중소 건설업체거나 지방자치단체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신문이 많다'는 불만스런 목소리도 높다. 한 기자는 "인구 50만에 관광과 감귤농장을 빼곤 이렇다 할 산업기반도 없는 지역에 3개 일간지와 2개 주간지가 발간된다. 주민들이나 언론인 모두 일간지는 2개만 있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어느 신문사가 간판을 내리겠는가"라고 말했다.



45년 제주신보로 창간해 96년부터 지금의 제호를 사용하고 있는 제주일보가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외형적인 규모도 크다. 특히 제주일보는 3개 중앙일간지의 현지인쇄 대행으로 수익구조 면에서는 비교적 안정돼 있는 편이다.



한라일보는 89년 제주신문(현 제주일보)의 1도1사 체제를 깨고 창간했다. 올 5월 창간 10년을 맞아 증자를 단행, 그간 누적된 부채를 해소했다.



제민일보는 제주신문에 몸담고 있던 115명의 사원들이 폐업까지 이르는 파동을 겪으며 독립해 도민주를 모집, 90년에 설립한 신문사다. 도민주 1차 공모에서 목표액 15억 원보다 2억 원 이상 상회하는 실적을 올리는 등 지역사회는 물론 전 언론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도민주 공모에는 언론사 노조들도 다수 참여했다. 그러나 경영난을 겪으며 자본주를 영입해 지금은 재일동포 김효황 씨가 실질적인 사주다.



이들 3개 사는 공통적으로 지역 기사의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다. 한 기자의 설명이다. "소위 '메이저'라고 일컬어지는 3개 중앙지가현지에서인쇄를 하고 있다. 중앙소식에 욕심을 부려 봐야 경쟁력이 없다. 또 육지와 떨어져 있는 지역 특성상 주민들이 지역 소식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아마도 지면에서 중앙 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5%선도 안될 것이다. 대부분의 기자들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지방신문은 '동네기사'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 기자 개개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문제다. 회사 경영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충분한 임금을 받지 못한다. 한 기자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그런지 유독 제주지역 언론사 임금이 짜다"며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 위에서 적극적인 기자정신의 발현이 있을 수 있다. 솔직히 임금이 열악하다 보니 '받는 만큼만 일하자'는 생각에 땀 냄새나는 발굴기사를 만들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경태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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