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언론인 교류 ‘걸림돌’ 국가보안법 폐지를
사주의 언론자유 침해 기자들 맞서 싸워야
“한반도의 평화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희망입니다. 남북의 언론은 대화를 통해 평화, 나아가 통일을 실현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1987년부터 IFJ에서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에이든 화이트(56)는 13일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IFJ특별총회가 한반도 평화를 확립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화이트 사무총장은 또 이번 총회가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정치권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952년 5월 IFJ가 창설된 이후 첫번째 특별 총회다.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나?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의 일들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다. 그래서 한국에서 새로운 역사의 장을 마련하고 싶었고 한국 동료들과 화합해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언론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언론은 기본적으로 사실만을 보도하면 된다. 한쪽 편에 서서 다른 쪽을 평가하지 말고 자유롭게 모든 의견들을 다 보도하라는 것이다. 기자들은 용기를 가져야 하고 정치인 등 권력 앞에서 당당히 서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신과 마음에 대해 정확한 질문을 하도록 해라. 한국기자들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더 이상 필요한 게 없을 것이다.
-북한 기자들을 만난 적이 있는가? 시도를 해본 적이 없고 그런 상황 자체가 더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방문을 통해 북한 기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북한의 정치적 압력이 얼마나 큰 지 잘 알고 있다. 기자들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은 남한 뿐 아니라 북한 기자들에게도 해당된다. 북한에는 언론자유라는 전통이 없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늦은 것도 아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북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들이 현재의 정치발전을 이루는데 진지한 자세를 가지고 평화와 화합 창조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저널리즘의 자유를 구축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터 놓고 대화하기에는 남북 기자간 관점의 차이가 지나치게 큰 것 아닌가? 물론 지금은 그렇지만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20년 전 동독의 기자들은 지금 북한의 기자들처럼 정치 선전에만 주력했다. 하지만 현재는 동서가 하나 돼 자유를 위해 움직인다. 오늘 정치 선전하는 기자들이 내일은 프로정신에 입각한 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해야되는 것은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남북 언론인들 사이에 교류는 진행되고 있지만 국가보안법이 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어떤 법이든 기자들이 서로 만나고 얘기하는 것을 방해하는 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국 정부가 남북 기자들의 대화가 발전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면 국가보안법을 없애야 한다. 지금은 기자들간의 대화와 자유를 추구하는 데 법을 적용할 시기가 아니다. 정부는 더 개방해야 한다. IFJ는 열려있고 이미 준비가 돼 있다. 또 남북한 기자들의 만남을 어디서든 주선할 준비도 돼있다. 그런 일들을 정말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대화의 장을 구속하는 법이 완화돼야 한다. 남북 언론인들간의 만남이 다시 성사된다면 꼭 참석하고 싶다.
-최근 한국의 언론은 권력보다는 ‘시사저널’ ‘시민의신문’ 사태처럼 자본과 소유주에 의한 통제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은 두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하나는 정치권, 또 하나는 소유주로부터 비롯된다. 기자는 질문하는데 자유로워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독립적인 저널리즘을 위해서는 자본이나 소유주로부터 자유를 확약 받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소유주들이 이를 배반하고 있다. 기자들은 출판자와 소유주에 대해 더 용기를 가져야하고 더 확고한 프로정신이 필요하다. 미디어가 기자들의 자유를 제한하고 한국의 미래에 올바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굉장한 비극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주와 광고주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기자들을 위해 격려의 한마디를 해달라. 기자들은 더욱 확고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 소유주들이 자유를 구속한다면 기자들은 단합해서 맞서야 한다. IFJ는 권리 침해에 항의하는 단합된 기자들을 지지한다. IFJ는 여러 해 동안 아일랜드, 보스니아-세르비아, 팔레스타인, 사이프러스 등 다른 전통을 가진 기자들을 화합시키는 일에 많은 노력을 했다.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기자들은 같이 얘기하고 일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취재부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