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남측 언론에 대한 불신 심해'
제7회 기자포럼, 북측을 우리 눈높이 아닌 민족 눈높이로 보아야
‘남북정상회담 성과와 언론교류 전망’을 주제로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서귀포 KAL 호텔에서 열린 제7회 기자포럼에 참석한 100여 명의 기자들은 앞으로의 남북관계에 있어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언론교류를 통한 상호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남측 언론에 대한 북측의 불신이 깊은 만큼 북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을 바로잡고 주체적인 준비를 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기자포럼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박지원 장관은 먼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하고 언론사 사장단의 방북과 관련 “8·15이전에 갈 수 있도록 북측에 연락해 놓은 상태”라며 “정상회담 기간에는 남북언론인 간의 개별접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이번 사장단의 방북을 통해 개별접촉을 갖고 앞으로 언론교류를 위한 좋은 방안을 추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남한 언론에 대해 북측에서 굉장히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남북관계의 특수한 점을 감안해 북한을 우리의 눈높이보다는 민족의 눈높이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실장도 “김정일 쇼크는 언론의 냉전의식이 만들어낸 결과다. 모든 북한 전문가들이 김정일을 패륜적인 인물로 본 것은 아니었지만 언론은 김정일을 잘못 보는 사람들에게만 지면을 할애해왔다”며 “일부 언론은 그런데도 아직까지 반성하기보다는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흐리는 등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또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비롯해 새로운 통일교육체계 마련 등 변화시켜야 할 많은 과제들이 있다”며 “이 역할을 언론이 앞장서서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월간말 기자로 세 차례에 걸쳐 북한 취재를 다녀왔던 신준영 대한매일 기자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언론교류 활성화 방안을 제안해 관심을 모았다.
신 기자가 제시한 언론교류 활성화방안은 ▷체제 승리적 관점의 재검토 ▷사실보도와 화해 ▷방북취재에 임하는 언론인 자신의 목적 정리 ▷전문성의 강화 등이다.
먼저 언론계의 반북의식의 원인을 “선배세대의 경우 ‘극단적 반공주의’였으나 후배세대는 ‘가난에 대한 멸시’ 때문”이라고 진단한 신 기자는 “남북의 정세 인식이 현저히 다른 상황에서 북이 해외 자본을 끌어들여 성공할지 여부에 대해서는언론인으로서유보적 관점이 필요하다”며 체제 승리적 관점의 재검토를 주장했다.
신 기자는 또 방북취재의 결과가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가로막고 대결과 불신을 심화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사실보도’라는 언론의 모럴이나 기자개인의 소신을 넘어서는 문제라는 것이다.
또 방북취재에 있어서 언론인은 특종의식을 버려야 하며,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 보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입은 ‘닫힌깃양복’, ‘잠바옷‘을 ‘노동복’이라고 표현한 것이나, 여운형 선생의 딸 여원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김영남 상임위원장 부인이라고 소개한 것은 전문성 부족에서 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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