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지방언론(10)/강원

안정적 시장구조 속 경쟁 과열, 군소신문 없이 양사 체제... 강원·강원도민 묵은 감정 해소가 과제

지방언론 상황을 말할 때 모범 사례로 흔히 거론되는 곳이 강원지역이다. 외형적으로 2개 신문사가 경쟁체제를 유지하며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군소신문의 난립과 그로 인한 문제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강원도는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영동과 영서지역 주민들의 정서가 다르다. 영서지역에서는 춘천과 원주가, 영동지역에서는 강릉, 속초, 동해 등이 주요 도시로 꼽힌다. 험난한 지세 탓에 이동이 용이하지 않다는 지리적 특성상 각 지역이 나름대로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라면 도 전체보다는 각 도시만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신문이 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최근까지 강릉에서 강원아침신문이라는 일간지가 발행되다가 문화관광부에서 윤전시설 미비를 이유로 발행정지 처분을 받았을 뿐 다른 군소 일간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강원아침신문은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의 '틈새'를 파고들지 못해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고전했다. 지역의 한 방송기자는 "강원아침신문이 광고 수주는 물론 취재활동에서까지 충분한 협조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두 신문이 영서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영동지역에서도 입지가 확실하다는 반증이다.



전반적인 강원지역 언론계 상황에 대해서 한 기자는 "특별히 좋아질 것도 나빠질 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원도의 주요 산업이라면 탄광과 시멘트, 관광 정도다. 또 경제활동 규모가 크지 않아서 IMF경제난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또 같은 이유로 경기가 살아난다 해도 지역 경제가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독자와 광고를 포함한 언론시장이 경제상황에 따라 큰 변동이 없는 거의 고정된 시장을 상대로 언론활동을 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지역 내에서 두 신문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45년 창간이후 47년 동안 지역의 유일한 일간신문으로 위치를 다져온 강원일보는 92년 강원도민일보가 생기며 '파이'를 일정부분 잠식당했다. 강원도민일보는 강원일보사 내부문제로 사직한 50여명의 직원들이 독립해 세운 신문사. 강원일보에서의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창간 7년만에 소폭 흑자를 기록하는 등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강원일보는 강원도민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내 대표신문' 위치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한 기자는 "도민일보의성장은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강원일보 제호의 인지도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신문제작@경영 전반의 지식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동료에서 양보할 수 없는 경쟁자로 처지가 바뀐 양사는 92년의 아픔과 서로에 대한 서운함이 더해져 때론 과열경쟁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한 신문사 간부는 "가끔 일간지가 하나쯤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 언론학 교수는 "양사의 경쟁에는 서로에 대한 감정이 일정 부분 묻어 있지만 발전적인 경쟁을 지향하며 수레의 두 바퀴처럼 공존한다면 강원지역 언론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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