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경제뉴스가 대통령에 대한 인식 부정적으로 만들어"
이완수 전 헤럴드경제 기자 박사논문
미디어가 경제뉴스를 부정적으로 다룸으로써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스·여론·현실 그리고 대통령 리더십의 역동적 의제설정 과정’이라는 논문으로 24일 고려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완수(전 헤럴드경제 기자)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 리더십과 직무 수행능력에 대한 평가가 주로 미디어의 경제 보도에 의해 크게 좌우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국내 미디어가 경제뉴스를 어떤 논조로 보도하는가 라는 점보다는 보도량에 따라 대통령 지지도에 영향을 미쳤으며 흥미롭게도 부정적 경제뉴스가 늘어날 경우 1개월 후에 대통령 지지도가 올라가고 줄어들면 1개월 후에 대통령 지지도가 내려가는 ‘의사 상관관계’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논문에서 정부의 경제, 정치적 환경에 따라 프리이밍 효과(priming effect)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김대중 정부에서는 경제뉴스와 대통령 평가 간에 상호 인과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는 부정적인 경제뉴스 보도량에 대통령 지지도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 경제가 위기에 놓였던 김대중 정부에서는 국민들이 애국심을 발휘,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일시적으로 올라가는 랠리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라면서 “설혹 미디어가 경제뉴스를 부정적으로 다뤘더라도 IMF 체제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보내는 동시에 미디어 보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노무현 정부에서는 부정적 경제 뉴스가 대통령 평가의 직접적인 예측변수로 사용됐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개혁, 권위주의 문화청산, 서민중심 정책 등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었음에도 미디어가 부정적 경제뉴스를 자주 다룸으로써 국정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지도자로 인식됐고 국민 지지획득에 실패하게 됐다”고 해석했다.
이씨는 “이 연구에 기초해 볼 때 노 대통령의 지지도 추락은 그의 ‘도덕성’보다 오히려 미디어에 의해 의제 설정된 ‘국정능력 부족’이라는 이미지가 보다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는 또한 “노무현 정부에서 미디어는 경제 여론을 추종했을 뿐 주도하지는 못했다”면서 “이는 참여정부가 줄곧 제기해 온 대로 미디어가 경제를 나쁘게 보도해서 국민이 경제를 나쁘게 인식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부정적 경제평가가 미디어 뉴스 논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문에서 이씨는 결론적으로 “정부도 미디어 경제 보도 방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할 필요성이 있으며 그런 뒤에 정책의 틀을 짜야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국내 경제뉴스는 전반적으로 현재 경제 상황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의 경제정책이나 투자계획은 장기적이기보다는 단기적인 계획수립에 기초해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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