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교육·국과수 부검 참관 등 생생한 언론현장 느껴

본보 곽선미 기자 언론재단 수습기자 연수 체험기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한국언론재단이 매년 6∼8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는‘수습기자 기본 교육과정’을 마쳤다.

이번 연수(1백55기)에는 지역신문인 강원일보와 경제지인 서울경제, 불교방송, 통신사인 뉴시스 등 총 26명에 달하는 새내기 기자들이 참여했다. 이들 중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12명이 여기자였다.

5일 열린 첫 강좌들은 언론보도와 명예훼손, 언론중재사례, 기자정신과 직업윤리였다. 언론중재 사례는 사전 준비 없이 즉석 롤-플레이를 진행했다. 기자와 피해자의 관계로 상호 신랄한 변론을 펼치는 과정에 기자와 취재원 간 신뢰 구축이 언론인의 기본이라는 함의를 읽을 수 있었다.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저널리즘 글쓰기 영역으로 접어들었다. 일선 기자들은 곧잘 “글을 잘 쓰면 작가가 돼야지, 기자를 하면 안된다”고 하거나 “기자는 팩트로 말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언론재단 남재일 연구위원은 “기자가 넘치는 사회에서 자신을 특화시킬 줄 아는 기자가 살아남는다”면서 “우선은 맛깔스런 기사를 써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중반부에는 취재 방법에 대한 여러 사례가 제시됐다. 중앙대 이민규 교수의 ‘탐사보도개론’과 동아일보 김아연 기자의 CAR(컴퓨터활용보도) 교육은 이론을 실전에 응용토록 하는 연결선상의 강좌였다. 이들은 언론도 이제 사회부 중심의 현장 취재를 벗어나, 새로운 취재 접근법으로 기사의 다양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내기 기자들에게 가장 크게 호응을 받은 강좌는 동아일보 권혜진 정보검색사의 ‘인터넷 정보 검색’. 구글과 네이버의 장단점 비교한 이 강좌는 정해진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양의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느냐가 기자의 중요 자질 중 하나임을 제시하며 정보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검색엔진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13일 서울 신월동에 위치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에서 진행된 ‘부검’체험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 처음에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힘없이 축 늘어진 시체들도 낯설었지만 이들을 익숙한 손놀림으로 재고 자르는 의사들의 모습에 대부분 울렁증을 느꼈다. 그러나 서너 명을 제외한 모든 기자들이 끝까지 참관했다.

연수 둘째 주에 실시된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의 2박3일간 연수원 생활은 각기 다른 언론사, 다양한 의견을 가진 새내기기자들이 더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연수원에서 가진 조별 주제토론 시간에는 언론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선정성과 부당 정보이용, 기자의 신분 사칭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쳐지기도 했다.

이번 수습기자 기본교육 과정은 일부 개선할 점도 눈에 띄었다. 2주 동안 너무 많은 강좌들이 한번에 진행되거나 예비언론인 과정에서 들었던 것과 동일한 강좌가 반복되는 등 불평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수는 불과 2주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기자’가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해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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