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켜·며] 언론의 대북 추파

KBS는 지난 15일 9시 뉴스 ‘언론사사장 초청’ 리포트에서 평양에서 박권상 사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KBS사장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모습과 함께 “난 매일 KBS뉴스만 보고 있습니다”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멘트를 육성으로 내보냈다.

이는 MBC가 전날 뉴스데스크에서 “MBC에서 실향민이라든가 탈북자에 대한 것 많이 소개해서 잘 봤다”는 김 위원장의 육성을 내보내며 “김 위원장이 어제밤 늦게까지 MBC 뉴스데스크를 시청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데 이어서 나온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사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듯이 보도한 것은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매일은 16일자 ‘남북정상회담 대한매일 화제’에서 “김 국방위원장이 서울에서 보내온 신문더미 중 대한매일을 집어들고 ‘옛 서울신문은 제호가 바뀌었다면서요’라고 김 대통령에게 물었다”며 “김국방위원장이 그 동안 서울신문과 대한매일을 애독해온 것으로 짐작된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경향신문과 중앙일보가 각각 ‘파격 경향1면 남북정상 큰 관심’과 ‘파격편집 중앙일보 북한서도 화제’라는 제목으로 김 국방위원장이 자사신문을 놓고 ‘남측 신문에 정상회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 동안 가장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던 언론이 김 국방위원장의 말 한마디로 자사 홍보를 하고 북한에 추파를 던지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남북언론교류 가능성이 높아진 이 시점에서 언론은 잇속을 계산하기보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차분히 교정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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