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900호가 BBC 기사를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공회대 정태인 겸임교수는 18일 오마이뉴스에 올린 11번째 릴레이기고를 통해 "지난 15일 발행된 시사저널 900호 홍선희 편집위원의 기사가 BBC 기사를 표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900호의 주옥같은 기사들 중 제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기사는 시사저널 73페이지에 있는 '꿈을 대출하는 '여성전용금고'"라면서 "영락없이 인도에 가서 쓴 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번에 비슷한 글을 찾았다. BBC에서 지난해 28일 방송한 'India's bank for women'이란 기사다"라며 "그런데 (읽어보니) 홍선희 위원은 아예 이 기사를 거의 다 번역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홍 위원의 기사가 신뢰할 수 있는 소스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금창태 사장은 삼성의 CEO들이 민형사 상의 책임을 물을까 걱정을 했다지만 이건 완벽한 표절"이라며 "(중략) 이건 정말 한 오라기의 변명도 불가능한, 국제적 망신으로 이 사실이 로이터 같은 통신사의 손을 거치면 시사저널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 위원의 다른 기사 '골드미스를 잡아라, 돈이 되리니'도 표절의혹이 있다며 "한국 언론 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적나라한 '표절'이 일시에 벌어진 상황이라고 해도 큰 과장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899호와 900호에서 다룬 기사는 대부분 'old affairs'이니 딱 '구사(舊事)'가 맞다"면서 "구사저널로 제호를 새로 신청하라. 사장 이하 편집인들의 구사(救社)심과도 절절하게 통하는 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별로 상업성도 없는 시사저널을 파업까지 하면서 목매는 사람들에게 돌려 주는 게 시의적절하고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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