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호 방지 차원서 참여…‘짝퉁’ 비판 유감
시사저널 편집위원들은 어떻게 참여하게 된 것이며, 언론계 안팎의 비판여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취재에 응한 편집위원들은 파업까지 온 것은 안타깝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촉발된 ‘삼성기사 삭제 사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또 “우리는 말 그대로 ‘대체인력’일 뿐”이라며 “하루 빨리 노사간 원만한 타협으로 시사저널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참여 배경=편집위원들은 지난해 12월 시사저널 경영진 측이 ‘책이 안 나올 수도 있으니 글을 좀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들은 ‘시사저널’이 결호가 되는 심각한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참여했다고 밝혔다.
편집위원 A씨는 “노조의 제작거부로 책이 나오지 않으면 독자들로부터 시사저널 자체가 잊혀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경영진의 ‘삼성기사 삭제’ 사건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 참여 여부를 결정짓는 대상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편집위원 B씨는 경영진이 “사기업의 인사권에 관한 문제로 소송도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인데 당시 기사가 완전하지 못해 뺐다”고 말했다면서 “경영진이 절차상 바람직하지 못했기 때문에 노조측 주장을 이해할 수는 있으나 경영진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어느 쪽이 맞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편집위원과 사측의 계약관계는 개개인마다 이뤄져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었으나 취재에 응한 편집위원들은 ‘원고료’를 받는 형태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제작 과정=서울시 용산구 서울문화사 내 ‘편집국’에서는 김재혁 편집위원이 편집장 역할을 하고 있으나 금창태 사장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평균 연령 50∼60대인 언론계 원로급 편집위원들은 의욕적으로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편집위원은 하루에도 2∼3꼭지를 써내고 있는 실정이다.
편집위원 C씨는 “다들 나이가 있는 편이라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열심히 취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편집회의를 소집한다.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 전원 참석 등의 강제성은 없지만 대다수 참석하고 있다. 마감은 매주 금요일이며 900호 마감일에는 밤을 새기도 했다.
◇언론계 비판에 대해=편집위원들은 ‘대체인력’ ‘짝퉁 시사저널’이라는 언론계 안팎의 비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편집위원 E씨는 “시사저널을 위해 참여했던 것인데 현 상황에서는 마치 편집위원들이 ‘참 시사저널 발행을 막고 있는 장본인’으로 매도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진보 언론들은 비판의 대상을 잘못 잡았다”면서 “우리는 적대시할 대상이 아니다. ‘비상근 편집위원’으로서 시사저널이 정상화되면 언제든 떠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편집위원 F씨는 “‘짝퉁 시사저널’이라는 세간의 비판은 잘못됐다”면서 “명품가방 공장 봉제사가 파업하면 그 공장에서 생산한 가방 모두가 ‘짝퉁’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건전한 비판은 수용할 수 있지만 ‘마녀사냥식’ 비난 보도는 사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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