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급증 언론사간 경쟁이 주범
제4회 미디어와 윤리 포럼/제작 관행.의식 바꿔 인권 존중해야
언론보도에 대한 명예훼손이 늘어나고 있다. 왜일까? 대응책은 무엇일까?
기자협회, 한국외대 언론정보연구소, 언론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4회 미디어 윤리 포럼이 8일 명예훼손을 주제로 열렸다.
토론에서 이광재 경희대 대학원장은 명예훼손 소송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사회환경이 변하면서 피해당사자가 언론 피해 구제를 과거엔 달걀로 바위치기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바위가 깨어질 수도 있다는 쪽으로 의식이 변하고 있고, 시장자율화로 인한 언론 매체간 과잉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가주의를 대신해 개인주의, 자유주의 전통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풍토가 명예훼손 소송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었다. 김학수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중재위에 언론보도 관련 소송이 증가하는 것은 사회 내에 개인주의 전통이 자리잡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엔 국가중심적인 사고가 팽배해서 모든 가치를 국가주의적 관점에서 해석하려 했다면 이제는 개개인이 자유주의 풍토 속에서 각자의 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교만 문화일보 사회부 기자는 “명예훼손 소송의 증가를 한 가지로 재단해서 볼 수 없다”면서 “일반인들이 언론보도 행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국가 기관이나 국가 권력 내에 있는 사람들의 소송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언론이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명예훼손 소송의 증가에 따라 일선 기자들의 고충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강석 SBS 보도국 차장은 “다섯 건 정도 명예훼손 소송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소송을 당한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다. 한 번 소송을 당하고 나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기사마감에 쫓기고 윤리강령에 무감각한 현 시스템 상에서 취재를 하다보면 또다시 소송에 휘말리게 된다”면서 “일단 소송에 휘말리면 소송 준비에 시간을 다 뺏겨 정상적인 취재, 보도를 할 수 없고 소송이 마무리되더라도 후에 취재하는데 상당히 위축이 된다. 결국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기사는 한 줄도 쓰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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