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기 가르며 희망 나른다

본보 곽선미 기자 신문유통원 창동센터 체험르포


   
   
 

센터장·직원 2명 상근, ‘해다미’만 40여명 달해
중간발송 마무리 조급한 마음에 곡예운전 다반사
아파트 전자동식 출입문 설치로 배달 까다로워져



신문유통원이 발족한지 1년이 넘었다. 유통원은 지난해 정부예산이 늦어지고 올해 예산안 통과과정에서 여야의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런 중에도 신문유통원은 지난해 목표치인 55개를 초과해 공동배달센터를 개소하고 올해는 70여개가 넘는 센터를 추가로 열어 수도권 공배망 완성을 포함해 전국 광역 거점을 마련하는 등 유통원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모두 잠든 새벽, 뉴스를 안방으로 전달해주는 ‘해다미’(해를 담아다 주는 사람, 배달원)를 지난해 12월22일 찾았다.

모두가 잠든 새벽 2시,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서울시 도봉구 창동센터(민영)는 이미 오늘을 시작하는 온기로 가득 차 있다. 창동센터에는 센터장과 2명의 정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해다미만도 40여명에 달한다.

3명의 해다미가 창동센터로 배달 오는 7천∼8천여부의 신문을 삽지와 중간발송까지 마무리한다.

보통 신문은 전날 밤 10∼12시 사이 배달돼 새벽 1시 이전에는 삽지 작업을 끝낸다. 해다미들이 따로 삽지를 하지 않도록 센터 내에서 미리 작업한다.

새벽 2시30분. 모 일간지 배달이 더뎌져 약 20분 가량 출발이 늦어졌다. 공배센터에서는 하나의 신문이 늦으면 배달 전체가 늦어지는 어려움이 있다.

배달과정은 신문사→센터→(중간발송)→배달 순으로 진행된다. 중간발송은 주요 배달구역에 신문을 떨어뜨리는 작업. 40여곳이나 되는 중간발송을 새벽 3시 이전 마무리하려면 곡예운전은 예사다.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유무식 센터장은 “독자를 생각하면 1분1초가 아까워 나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중간발송지에 신문을 내려놓기 무섭게 해다미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신문을 정리한다. 작은 리어커를 끌며 어둠 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중간발송은 새벽 3시20분께 마무리됐다. 센터에 돌아와 마시는 커피는 마음까지 누그러뜨렸다.

3시45분부터는 센터 근교 아파트단지 신문배달을 시작했다. 총 7개 동에 1백70부 가량 배달된다.

최근 아파트들이 전자동식 출입문을 설치하면서 신문 배달이 어려워졌다. 이 아파트도 배달에 앞서 경비실에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출입문 카드키를 받아야 했다.

배달은 집집마다 어떤 신문을 보는지 기억하는 일도 힘들었지만 신문을 집기 편한 위치에 놓는 일도 신경 써야 하는 등 간단치 않았다. 걷고 뛰기를 반복 하니, 온 몸에 땀이 절로 배었다.

아파트 배달은 주택에 비하면 수월한 편. 엘리베이터가 없어 일일이 걸어다녀야 하는 데다 깜깜한 골목을 지나는 일도 여성 해다미에겐 힘든 부분이다.

김국화(48) 해다미는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발목을 삔 적도 있다”며 “비오는 날에는 포장된 신문을 문 틈 사이로 넣는 것도 까다롭고 길도 미끄러워 더 힘들다”고 말했다.

새벽 5시가 다 됐을 때 신문배달이 끝났다. 센터정리를 하고 나자 오전 5시가 훌쩍 넘었다. 주변 상가 지역 배달을 마무리하고 새벽 6시께 직원들끼리 해장국과 막걸리로 아침을 해결한다.

유 센터장은 “신문산업이 사양길로 들어서고 지국운영도 예전만 못하지만 더 좋은 기사, 더 나은 서비스로 독자를 맞이한다면 길이 있을 것”이라며 “대고객 서비스 질 강화와 지국 운영의 안정을 위해 다른 언론사의 참여도 늘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곽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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