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했다는 것을 인정받은 건 좋지만 거기에 안주하고 싶진 않아요. 할 수만 있다면 평생 현장을 누비는 기자이고 싶습니다.”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1팀 채희창 기자(팀장)는 지난 6일 관훈언론상을 추가하며 언론계 주요상인 4대 상을 휩쓸었다.
채 기자는 1994년 ‘내 인권 내가 지키자’로 한국기자상을, 2004년에는 ‘기록이 없는 나라’로 한국신문상과 삼성언론상(2005년)을 각각 받았다. 채 기자는 2004년 한해동안 탐사보도로 ‘이달의 기자상’을 세 차례나 받기도 했다.
이번에 관훈언론상을 수상한 기사는 지난 10월30일부터 11월3일까지 총5회에 걸쳐 보도된 ‘탐사보도-정부 싱크탱크 대해부’시리즈.
이 시리즈는 공공기관의 용역(연구)보고서가 과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생산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 탐사보도로, 정책용역 발주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자는 여론을 이끌어냈다.
한달 반이나 이어진 취재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우선 행정부 등 모두 65개 기관에 보고서 목록과 연구비 등을 묻는 행정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모두 6천6백68건에 달하는 보고서 목록을 컴퓨터활용보도(CAR·Computer Assisted Reporting)기법으로 정리했다. 정리만도 꼬박 2주가 걸리는 작업이었다.
채 기자는 “힘든 만큼 보람도 컸다”면서 “정책 개발이 잘못되면 정책 실패로 이어지고 이것이 결국 국가 경쟁력마저 훼손시킨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러 탐사보도 중에서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기록이 없는 나라’가 단연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국가기록의 관리·유통에 있어 비밀의 장이 풀리고 문서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관심사는 사회(인권), 경제, 행정 등. 평소 즐겨 읽는 책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정책제도와 실무 사이의 충돌이나 국가기록과 국가형벌권 등을 검증하는 보도가 많은 것도 이 영향이 컸다.
지난 18일부터 특별기획취재1팀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주민등록서 사라진 사람들’시리즈도 이런 채 기자의 관심사를 반영한다. 주민등록 말소자들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침으로써 이들의 인권 침해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채 기자는 “탐사보도에 있어 우선 돼야할 것은 개인의 노력과 훌륭한 팀워크, 회사 측의 배려”라면서 “나아가 사회에 대한 애정과 폭넓은 시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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