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기자실 신문스크랩 1000권 돌파

용선옥 실장, 89년부터 시작 24만건 정리

서울지검 기자실 신문기사모음집 시리즈가 1000호를 넘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평양축전 참가 대표로 선발돼 밀입북하고 돌아온 임수경 씨를 안기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는 89년 8월20일자 조선일보 기사가 첫 페이지를 장식한 모음집 1호를 시작으로 지난 4월26일 12년만에 1000호를 돌파했다. 각 권 80페이지로 총 80000페이지에 이르는 이 모음집은 1페이지 당 평균 3건씩의 기사가 실려 있다고 볼 때 무려 240000건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 모음집의 숨은 공로자는 다름 아닌 용선옥 기자실장(37). 그녀는 지난 89년 서울지검 기자실이 처음 생기면서부터 기자실 업무를 보기 시작해 매일 검찰 관련 기사들은 모아 신문 스크랩을 해왔다. 그녀의 기자실 경력은 그녀가 서울지검 기자실로 자리를 옮기기 전에 84년부터 있었던 남대문 경찰서 기자실 경력을 포함해 무려 17년째에 이른다.

인터넷 사용이 늘어나 예전보다 신문 스크랩을 찾는 기자들의 이용이 줄어들긴 했지만, DB작업이 안된 90년대 초반 이전의 기사들은 신문스크랩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또 인터넷으로 기사 검색이 가능하다고 해도 이래저래 바쁜 기자들을 위해 그녀는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관련 기사들을 복사해 기자들의 책상 위에 올려놓는 일을 잊지 않는다.

“기자들 바쁠 때 같이 바빠져요. 노태우 비자금 사건 같은 때는 하루에 신문스크랩 한 권이 다 채워지기도 했어요. 그만큼 서울지검은 기사가 많은 편이에요. 근데 기자실에 있으면 누구나 다 하는 일인데….” 기자들의 부추김에 수줍어하는 그녀는 올해 경기대 법학과에 입학하는 등 뒤늦게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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