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5.6공 인물로 어떻게 개혁하나'
박사장 직언보다 충성 우선해선 안돼, 이형모 전 부사장 경질 부당성 털어놔
“박 사장이 경영 성과 등을 인정받아 유임된 것이라면, 그 옆에서 사장을 보필한 부사장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함께 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박 사장은 경질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언론노련 위원장에서 일약 KBS부사장으로 발탁돼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이형모 전 부사장은 지난 25일 부사장 임명에서 전격 탈락되자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 심경은.
“부사장을 1명도 아닌 2명을 모두 새로 임명하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나를 밀어낸 것은 직언보다는 충성하는 사람을 기용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5∼6공 시절 정권에 충성하고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은 인사들을 부사장으로 앉히고 무슨 개혁을 하자는 것인가. 더욱이 새로 임명된 1명은 박사장의 전주고 후배라는 이유 외에는 부사장으로 기용될 만한 검증 기회가 없었다.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느껴진다.”
-유임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것은 언제인가.
“지난 23일 박 사장이 불러서 처음 얘기했다. ‘노조 출신이 경영진에 들어와 경영하는 것에 대해 실패라고 본다’고 얘기하더라. 그러나 명확한 경질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경영 공과 때문도 아니고 노조와의 관계 때문도 아니라고만 설명했을 뿐이다. 그리고 방송진흥원 이사장과 EBS부사장 가운데 갈 자리를 선택하라고 했으나 박 사장이 그런 자리를 알선해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경질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회사가 분열되고 있으니 전주고 인맥을 멀리하라는 직언을 여러 차례 해 왔다. 그러나 이 문제를 강력히 제기한 지난해 11월 이후 측근들의 말을 더 신뢰하고 회사 경영에 대해 나와 독대하고 논의해 본 적이 없다. 지난해 방송법 파업 때 노조가 뉴스센터에 진입한 사건 등과 관련해 내가 노조의 과격한 행동을 조장은 아니더라도 방임하고 있다고 보고 거리를 멀리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이 전 부사장은 KBS부사장으로 있는 지난 2년 동안 사장과 노조 사이에서 편치만은 않았던 심정 등을 토로하며 KBS개혁을 완전히 이루지 못하고 나가게 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또 “KBS 공영화가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것은 KBS노조의 10년여에 걸친 방송민주화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박 사장이 왔다고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며 “노조에 보다 유연한 자세를 가지라”고 충고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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