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세표 효용가치 있나?
정보가치·객관성 등 문제…"폐지하자" 목소리도
부동산보도의 문제가 지적되면서 신문에 게재되고 있는 부동산 시세표에 대한 폐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등장으로 일간지의 부동산 시세표가 시의성과 가독성이 떨어지고, 시세표의 역할이 자칫 부동산 투기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종합일간지들은 주식시세표를 게재하지 않는 매주 월요일, 부동산 시세표를 1∼2면에 걸쳐 게재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시세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안팎에서 제기됐지만 별다른 대체재가 없고 아직은 정보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 싣고 있는 상태다.
신문사들은 부동산 시세표는 부동산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적인 시세를 알려주는 등 나름의 정보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상당수 독자가 고령층이고 이들의 인터넷 이용률이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시세표가 유용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기자들과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세표의 유용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다.
한국일보 서화숙 논설위원은 “집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다루는 언론사의 관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부동산 시세표”라며 당연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부동산 전문지도 아닌 일간지가 시세표를 싣는다는 것은 그 지면만큼의 사회 의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로 수치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 박영신 차장은 “민간 부동산 정보업체들에게서 제공받은 시세표는 실거래가가 아닌 호가로 작성된 것으로 객관적인 지표로 삼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세표가 부동산 투기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언론사에 따라 인터넷 업체가 제공한 자료를 실어줌으로써 일정 금액의 광고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세표가 투기조장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의견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경제전문가들도 부동산 시세표에 대한 신뢰도와 가치도 면에 있어 의문을 표하며 시세표가 순기능을 가지기 위해서는 언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방희 경제평론가는 “일반 부동산업체들이 제공하는 시세표는 제일 비싼 호가를 반영하는 등 투기조장에 이용될 소지가 크다”며 “신뢰성과 유의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경제교육연구소 곽해선 소장도 “부동산 시세표가 공신력을 획득하기 위해서 언론 스스로 객관적인 지표 조사를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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