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향응 '잘못됐다' '불가피하다' 양론

'바람직하지 않다'에는 모두 동의

정인봉 당선자로부터 카메라기자 4명이 향응을 받은 사건을 계기로 기자 윤리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취재원과 기자 사이에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향응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가 그 핵심이다.

이번 카메라기자 건에 대해서도 언론계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거기간인 만큼 보다 신중했어야 하고 가볍게 술 한 잔하는 수준이었다고 보기는 힘든 만큼 이번 기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언론계의 오랜 관행이니 이 정도에서 마무리 짓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한 중앙지 기자는 “촌지를 받는 것은 마음에 걸리지만 향응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고 있다.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지나친 향응은 기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기간에는 이같은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한 정치부 기자는 “기본적으로 출마후보와 ‘어울리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늘 하는 말이지만 취재 관행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치부 기자도 “선거를 취재하다 보면 정당측에서 기자를 다루는 것이 더 치밀해진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취재 따로 카메라 따로 대하는 것도 그렇고, 실제로 지난 총선 때 한 지역에서는 접대 과정에서 이를 거북하게 느낀 당직자와 기자들간에 몸싸움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기자들도 많다. 정당을 출입하는 한 중앙지 기자는 “취재원과 갖는 술자리는 취재의 방편이기도 하다”며 “친분을 쌓고 취재를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치부 기자도 “부서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으나 정치부기자들의 경우 보통 일주일에 3∼4차례의 술자리를 갖는다. 이중 단란주점이나 룸싸롱에서 2차 3차까지 가게 되는 날에는 술값이 백 단위가 넘어가는 것은 보통”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술자리가 ‘향응’이 아니라 ‘고역’이라고 주장하는 기자들도 많다. 방송사의 6년 차 정치부 기자는 “나중에 물먹지 않기 위해 ‘보험’에 드는 심정으로 술자리에 간다”고 말했다. 취재원과 갖는 술자리를 피하기는 우리 언론풍토상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기자들도 이런 관행이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라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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