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총리임명 보도 싸고 한겨레.KBS 비난 직면

이한동 자민련 총재의 총리 임명 보도를 둘러싸고 한겨레와 KBS가 안팎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한겨레는 23일 사설 ‘이한동씨의 총리 지명’에서 “정치가 현실 위에서 이리저리 운신하는 것을 트집잡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이 이한동씨의 총리지명을 계기로 사실상 공조를 복원한 것을 두고 시비할 일은 아니다”라며 이한동씨의 총리 지명에 대해 대한매일을 제외한 타 신문 사설들과는 달리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보도가 나간 23일부터 인터넷한겨레 게시판에는 이를 비난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아들 이름으로 창간기금을 낸 창간주주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한겨레가 일개 정당의 기관지 또는 극좌파의 팜플렛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주장에 수긍이 간다”며 “이한동씨의 총리 기용에 대한 한겨레의 태도를 보면 이게 뜻있는 사람들이 정론을 펴라고 만든 신문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또다른 네티즌은 “그동안 어느 누가 한겨레를 비난해도 한겨레를 옹호하는 쪽이었다”고 밝히면서 “지금의 한겨레는 새천년 민주당의 기관지, 김대중씨만을 위해 조직된 신문의 탈을 쓴 정치집단”이라며 매섭게 비판했다. “한겨레의 여당편향적인 보도자세는 정권초기 신생여당의 힘이 미약할 때 개혁세력을 지원하는 의미에서 인내해 왔으나 가면 갈수록 그 정도가 인내의 한계를 넘는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겨레의 한 기자는 “이번 사설은 민주당 당보에나 나오는 글이었다”며, “사설의 논조가 한겨레 내 일부의 생각을 반영했을 뿐 한겨레의 대의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자도 “사설에 대해 문제점을 느끼는 기자들이 많다. 여당편향적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개혁을 지지하고 문제점을 지적해 오던 한겨레의 논조가 흐려졌다는 것이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글을 쓴 것으로 알려진 논설위원은 “정파간의 공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공조 자체를 가지고 시비할 수는 없다”며 당초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KBS도 이한동 자민련 총재의 국무총리 지명 보도에 기자협회 지회가 비판의 입장을 밝혔다. 기자협회 지회는 “22일 9시 뉴스는 ‘총리 지명’, ‘사실상 공조 복원’, ‘총리 서리에 듣는다’, ‘한나라당 반발’ 등 4꼭지로 소화했다”며, 정치권의 말바꾸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은 것에대해“사회적 약자나 대상이 모호한 상대를 향해서는 가차없는 비판을 가하면서도 사회적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정치권력에는 더없이 약한 우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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