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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선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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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인가 환각인가.
평화박물관추진위원회에서 주최한 국가보안법의 전시는 ‘환기’를 주제로 했다.
전시를 보고 난 지금, 환기보다는 환각, 도취에 빠진 나를 발견한다.
무수히 즈려 밟힌 역사의 상흔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
피부에 녹아든 나만의 평화. 언제부턴가 국가보안법, 일제탄압 등을
잊고산지 오래다.
그러나 어떠한 계기로 그런 자신을 발견하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저 피하고만 싶어했던 자신을 발견하는 고통뿐 아니라
눈을 감아버렸던 그 어느 순간에도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눈물 흘렸던 무수한 사람들이 있음에
부끄러운 고통이 두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기 때문이다.
100개의 얼굴 100개의 망각전시회에서
부끄러운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어지럽고 비통한 심정이 됐다.
단순히 국보법의 환기를 마주하러 갔던 나는 그만,
아픈 과거로 회귀하는 환각에 빠져버렸다.
검게 드리워진 고통, 일그러진 표정은
오늘이 쉬이 만들어진 역사가 아님을 실감케 했다.
부스러진 얼굴들, 찟겨진 열정은
진정성을 위해 혈투했던 그들을 존경하게 했다.
생활 속에서 우리는 중요한 것들을 얼마나 잊고 사는 것인지.
내일은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오늘은 무언가를 준비해야 할른지 모른다.
더 이상 피하거나 눈을 감아버리는 일이 없도록
용기가 필요하다. 그들을, 고통을, 마주할 용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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