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임원 인사 파행 물의
MBC프로그램 거래 오미영.이건영씨, 노조.시민단체 자진 사퇴 요구도 거부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가 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임원에 MBC와 거래관계에 있는 영리법인의 대표를 선임하는 등 부적격자를 임명해 물의를 빚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방문진 임원 가운데 MBC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인사는 이사와 감사에 선임된 KBS아나운서 출신 오미영 씨(영인터미디어 사장)와 청주MBC사장 출신 이건영 씨(KIS-TV 사장). MBC에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오미영 씨나 MBC에서 프로그램을 공급받아 인터넷TV를 운영하는 이건영 씨는 특수관계 사업자로서, MBC경영을 감독하는 방문진 이사와 감사로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특히 오씨는 지난 98년 고건 서울시장 선거캠프에서 부대변인으로 활약한 바 있으며, 이씨는 청주MBC 재직 시절 노조탄압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반면 방송위원회는 MBC노조가 추천한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을 뚜렷한 이유 없이 배제해 정치권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샀다.
MBC노조(위원장 박영춘)는 이와 관련 “방송위원회가 정치권의 압력에 따라 무리한 인사를 강행했다”고 비판하고 “부적격인사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 MBC 직능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17일 부장단까지 성명을 통해 “MBC와 거래 관계에 있는 영리법인 또는 이익단체의 대표가 MBC 대주주인 방문진의 임원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방송위원회가 부적격자로 드러난 인사들의 방문진 임원 선임을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외에도 언론노련, 언론개혁시민연대, 시청자연대회의 등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성명을 통해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는 방송위원회를 강력히 비판하고 부적격 인사들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오미영 씨는 지난 17일 MBC노조 집행부와 가진 면담에서 “지금은 자기 PR시대다. 나 스스로 김정기 위원장을 찾아가 방송관련 인사에 나를 천거했다. 방송산업을 위해 열심히 일할 의욕을 가지고 있다”며 정치권이 개입한 것이 아니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건영 씨도 MBC노조의 사퇴 촉구에 대해 “노조가 성명서를 통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하는 등 사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MBC노조가 이번 사태와 관련“방송위원회가정권에 굴복했다”며 노조특보를 통해 ‘정권의 하수인을 자임한 김정기 방송위원장’이라는 표현 등을 쓴 것과 관련 김 위원장은 명예훼손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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