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지방언론(9)/경남·울산

세 도시 분산 발행으로 경쟁 약화, 중앙지·부산쪽 신문 진출 대응이 문제.. 권역별 특성 사려 맞서야

지방언론사들은 도의 중심 도시에 집중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경남지역은 울산광역시와 마산@창원, 진주 3곳에 분포돼 지역별로 '패권을

분할'한 다소 이채로운 모습을 띄고 있다.



기자협회 경남협회 소속 신문사는 모두 3개사. 경남신문은 마산, 신경남일보는

진주, 경상일보는 울산광역시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경남신문은 46년

남선신문으로 창간, 80년 경남일보사를 흡수 통합하며 경남신문으로 제호를 바꿔

발간되고 있다. 신경남일보는 1909년 전국 최초의 지방지로 창간됐으나 80년 지령

9432호로 폐간됐다가 89년 신경남일보로 복간했다. 경상일보는 89년 창간했다.



다른 지역과 비슷한 경영난 속에 경남신문이 지역을 통틀어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남에서는 신경남일보, 울산에서는

경상일보의 점유율이 높다. 한 기자는 경남지역의 정서 차이에서 이러한 형태의

원인을 찾는다.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남쪽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면

마산@창원권은 오히려 '야성'이 강하다. 울산은 공업도시로 유입인구가 많고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동떨어진 듯한 느낌이 강하다. 미묘한 정서적인 차이와

애향심이 다른 지역을 근거로 한 신문보다는 내고장 신문을 선호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내 신문간 치열한 경쟁의 요소를 다소간 희석시키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남은 오히려 신문 수가 부족하다는 느낌 마저 든다"고

지적한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경남매일이 종간한 후 경남도민일보가 창간하기

이전까지 7@8개월간 마산@창원 지역에는 경남신문 1개사 체제가 유지되면서

여론을 좌지우지하려는 모습이 간혹 엿보였다"며 "동@서부 지역별로 견제하고

경쟁할 수 있는 언론사가 최소한 2개사씩은 존재하는 편이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울산은 4개지가 난립해 있다. 경상일보를 제외한 다른 신문들은 영향력도

크지 않고 경영난도 심각한 상태다. 한 신문은 경영난과 내부문제로 정상적으로

발행이 되지 않고 있다. 한 기자는"울산이공업도시이기는 하나 소비재를

생산하는 공장이 거의 없다. 따라서 광고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4개 신문을

유지할 정도의 광고물량이 없다"며 "일반독자보다는 일부 관청이나 기업 등을

상대로 신문을 만들며 명맥만 유지하는 신문사도 있다"고 말했다.



경남지역의 신문사들은 중앙일간지의 지역공략과 더불어 부산지역 신문의

적극적인 진출이라는 2중고를 겪고 있다. 몇몇 중앙일간지들은 지역에 분공장을

운영하거나 지역 언론사 등에서 현지 인쇄를 하며 상당한 배포망을 구축해 놓고

있다. 부산일보는 이미 경남일보의 60% 수준에 달하는 상당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 울산이나 창원 등 유입인구가 많은 도시에서는 지역신문 구독률이 매우

낮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신문에 독자유인요인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언론활동에 관심이 많은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애향심을

자극해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중앙의 정치@경제 기사를 많이

다루며 중앙일간지와 경쟁한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내의 다양한 여론을

결집하고 토론하는 마당으로 기능하는 등 지방신문만의 독특한 위치를 확실히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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